매일신문

한나라 선대위 '옥상옥'

원내 과반의석이 넘는 한나라당에 동맥경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대한 중앙당 선거대책위에다 별도의 시·도 선대위까지 방만하게 구성, 그야말로 '옥상옥(屋上屋)' 형상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감투 씌워주기 모양새가 지나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7일 낮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북의원 모임은 경북선대위 인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별다른 논란 없이 확정된 인선에서 선대위원장과 선거대책 본부장 이하 위원장급(대변인 포함)만 7명이나 배출됐다.

여기다 직능특위 분과위원장 수까지 합치면 '위원장 감투'를 쓴 의원은 16명으로 늘어난다. 또 공석으로 남은 '21세기 경북발전위원장'에다 부위원장급 인사(경북 선대위 부위원장 및 선거대책 부본부장), 권역별 부대변인까지 합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 선거대책 본부 산하에 종합상황실장을 두고 그 밑에 2030단, 기획정책단, 부정선거감시단, 홍보단, 여성단, 청년단 등 6개단을 별도 조직했다. 6개단 아래로는 또 2, 3개의 팀이 있다. 이와 함께 경북공약 개발위원회도 구성돼 10개 분과별로 33명의 각계 인사가 참여토록 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선대위가 잘 굴러갈 지는 미지수다. 경북선대위 위원장에 선임된 인사 중 상당수가 중앙선대위 산하 위원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선대위 경제Ⅱ분과 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번에 경북선대위 경제Ⅰ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또 중앙선대위 홍보위원장과 원내대책실장, 부정선거방지위원장에 각각 선임된 김일윤·임인배·박헌기 의원은 경북선대위 직능특별위원장과 일반분과위원장, 정책자문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이날 김 의원은 중앙선대위 행사 참여를 이유로 경북의원 모임에 불참하기도 했다.정창화 경북도지부장은 "모든 의원들이 중앙선대위에 자기 위치가 있으나 결국 선거는 지구당 선거에서 결정난다.

지구당별로 몇%를 얻느냐가 평가대상"이라며 경북선대위에 힘을 실었지만 실제 대선에 임박,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때문에 일부 초선 의원들은 "솔직히 뭘 하라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경북선대위가 효율적으로 가동될 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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