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오후 낮잠을 즐기고 있는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동네 아이들이 몰려와 문을 부수고 집으로 들어 오려고 한다는 게 아닌가. 아파트 현관으로 나가보니 엄청난 광경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저학년까지 십수명이 몰려와 갖가지 소총을 한자루씩 손에 들고 문을 발로 차고 총을 쏘아 BB탄이 온 현관바닥을 하얗게 덮고 있었다. 아찔해 하는 순간에 모두 계단으로 도망을 갔다. 속옷 바람이라 쫓아 가지도 못했다. 이미 초인종 보안경은 수백발을 쏘았는지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다. 백주대낮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인가.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우리 아파트단지의 아이들과 옆단지 아이들과 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실제 눈으로 확인하니 기가 막혔다. 실제 주위 아파트와 동맹하여 싸우는 경우 그 인원이 50~100명으로 이 단지 저 단지로 몰려 다닌다는 것이다. BB탄은 각종 대중매체를 통해서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려졌다.
아이들은 앞으로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희망이다. 성장기의 놀이 문화가 어른이 되어 성인문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때 지금 바로 우리아이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지 아니면 밝은 내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이남훈(대구시 이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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