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아버지5+아들2연패 해머던지기 日 무로후시 金

"아버지의 대기록을 깰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가능하겠죠".8일 육상 해머던지기에서 2연패를 달성한 무로후시 고지(28·일본)는 시상식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아버지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얼굴에 발그레 미소가 감돌았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당초 목표했던 아시아기록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28번째 생일을 아버지에 이은 아시안게임 연패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인 시게노부는 지난 70년부터 86년까지 이 종목에서 아시안게임 5연패를 이룬 대선수로 무로후시는 대를 이어 부자(父子)가 한 종목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도 시게노부는 스탠드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고 우승이 확정되자 박수를 치며 아들의 선전을 자랑스러워했다.

사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세계 톱 클라스 선수인 그가 유럽의 각종 대회에 참가해 지친 몸을 이끌고 한 수 아래의 선수들이 겨루는 이번 대회에 온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무로후시는 "아버지는 부상 등 온갖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5연패를 해냈었다"며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지만 나도 아버지처럼 오랫동안 정상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서양인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 무로후시는 어머니가 루마니아 출신의 투창 선수다.그리고 그의 여동생인 유카도 원반던지기에서 일본신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는 동생에게도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무로후시는 "유카는 올시즌 참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면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동생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