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카지노 유혹

'카지노=비리온상'이란 연상 때문에 국민들은 우선 카지노 하면 눈살부터 찌푸린다. 그런데도 곳곳에서 이를 유치하려고 혈안이다. 카지노란 이태리어로 '작은 집'이란 뜻으로 도박과 술과 사교가 어우러지는 종합오락장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의 카지노란 게임과 슬롯머신 위주의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을 말한다.

▲67년 인천 올림프스호텔에 카지노가 개장된 이후 서울 워커힐호텔등 전국 13개 호텔서 현재 카지노가 성업중이다. 카지노가얼마만큼 황금알이란 건 워커힐카지노 한곳만 연간 50만명의 외국인 내장객이 700여억원을 뿌리고 간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것도 제조업과는 달리 밑천이 별로 안들고 소리 소문없이 큰 돈을 벌 수 있어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것. 그늘지고 어두침침하면 곰팡이가 슬게 마련. 카지노 그늘에는 각종 세금포탈과 외화밀반출, 조직폭력배 연계 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게 우리 현실이다.

▲카지노의 천국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세계의 도박꾼과 딜러들이 모여들고 영화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의 카지노 분위기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도박을 법적으로 허용하되 도박법에 따라 엄격하게 통제한다. 도박정책위, 도박감독위 등 기구를 두고 소속 변호사, 경찰관, 공인회계사, 전직 카지노 딜러들이 칼날 감시를 하고 불순세력의 침투를 철저히 차단한다. 동남아와유럽 각국이 카지노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유독 일본만이 허가를 않는 것도 야쿠자와 연계, 통제불능상태로 빠질까 우려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99년 카지노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허용되면서 전국 지자체마다 카지노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으며 대구시도 작년부터 로비를 펼치고 있다. 우선 취약한 지방재정을 보충할 수 있고 늘어나는 외국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이것 이상의 유혹은 없기 때문. 96년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에 카지노가 허가된 이후 작년 경우 연간 93만명이 다녀가면서 4천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니 가히 황금알은 맞는가 보다.

▲조해녕 대구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구에 카지노를 유치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국제화 시대에 놀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스쳐가는 관광객을 머물며 돈을 쓰고 가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인데 속내는 돈 좀 벌어 재정 자립도를 높여보자는 것일 게다.아시아 개발은행(ADB) 총회를 유치신청해 놓고도 제주도로 뺏긴 것도 위락시설 부족 때문. 도박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고 본전에 연연해 망하는 습성이 있다. 자칫 카지노에 빠져 패가망신하거나 자살하지 않도록 충분히 대비를 하고 유치해야겠다.

도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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