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가 요구했던 고추는 대부분 해골초, 희나리 등 불량고추였습니다. 제가 직접 중국산 중간상인과 연결해주기도 했고, 군납용으로 납품도 했습니다".
10일 의성에서 만난 한 고추상인은 이렇게 허씨와의 거래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허씨가 자신뿐 아니라 안동.영주.영양.제천 등지의 중.소 고추상들에게 군납 가공용으로 필요한 고추를 요구했으며 대부분 외상으로 많은 물량이 거래됐다고 밝혔다.
고추상 ㄱ씨가 지난 한해 동안 허씨에게 팔았던 고추는 저품질의 희나리 고추 수십만근으로, 600g 1근당 1천원선에 거래한 것으로 밝혔다.
또 ㄱ씨는 "지난해 허씨가 중국산 고추를 요구해 와 상인과 연결시켜주었다"고 밝혔으나, ㄱ씨 주변의 다른 고추상인들은 "지난해 강씨가 직접 중국산 고추 수십t을 작업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ㄱ씨가 중국산 고추 수입상을 알선했는지, 직접 가공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중국산 고추와 해골초를 섞어 군납 고추를 만든 사실은 확인된 것.
특히 허씨가 운영했던 '대륙농산'과 '(주)진보청결고춧가루' 업체에서 고추 분리 및 이동, 가공처리 등 작업에 참여했던 인부들 사이에선 "해골초와 중국산을 섞어 고춧가루로 가공한 뒤 농협에 납품했다"는 증언들이 잇따랐다.
허씨 업체에서 작업반장을 했다는 최모(42)씨는 "허씨는 주로 해골초를 인근 중소상인들로부터 사들여 중국산과 함께 가공처리해 고춧가루로 농협에 납품했다"며 "심한 경우 썩고 물이 흘러 내리는 해골초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허씨가 사들였던 해골초는 연간 200여만근에 이르며 정상 고추를 살 경우 100억원이 넘는 물량이다. 그러나 허씨는 대부분 납품고추를 해골초로 채우면서 막대한 이득을 챙겼고, 이 돈으로 농협과 군 관계자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것.
특히 이들은 "허씨는 불량 고춧가루를 납품하는 농협의 조합장 선거시 수억원씩의 선거자금을 지원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며 "해골초와 중국산 고춧가루는 농협 공장에서 상품고추로 가공한 고춧가루와 섞어 군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최씨는 "고춧가루는 진보 ㅍ영농조합과 부산지역 공장에서 가공됐으며, 가공되자마자 밤새 농협 납품이 완료될 정도로 모든 일이 신속하게 처리됐다"고 했다.
허씨에게 연간 30여만근의 해골초와 하초를 공급했다는 안동지역 고추상인 배모(53)씨는 "전국에서 희나리 등 하초 유통량이 전체 물량의 15~20% 정도 차지할 것"이라며 "이 물량만 시장에서 몰아낸다면 고추가격을 1근당 700원 정도 인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군납과정의 비리는 해골초와 중국산 고추 사용에서 비롯됐고, 결국 이들 고추의 대량 유입은 산지 고추가격의 하락을 가져왔다는 것이 고추상들의 주장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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