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군납고추비리 그 뿌리를 캐내라

청송진보농협에서 비롯된 '군납(軍納)고추비리'사건은 토착비리의 전형으로 떠올랐지만 갈수록 의혹은 증폭되고 있고 비리연루 범위도 넓어 우선 청송경찰서 인력으론 모든 의혹을 풀기엔 역부족인 만큼 경북도경 단위로 격상하든지 수사인력을 대폭보강하는 게 급선무일 것 같다.

지금 경찰의 수사추세를 보면 사건을 앞질러 가는게 아니라 쫓아가기에 급급한데다 미처 수사손길이 닿기도 전에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들이 벌써 2명이나 자살 또는 의문사한데다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위탁업자 허씨는 수사낌새를 어떻게 알았는지 인도네시아로 도피해 버렸다.

만약 이런 식으로 사건관련자들이 계속 도피해버린다면 이 사건은 그 전모가 드러나기도 전에 미궁에 빠지거나 이미 구속된 진보농협 간부들과 허씨의 소행으로 축소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은 우선 해외도피한 이 사건 핵심인물을 신속하게 잡아들여야 한다.

또 앞으로 경찰수사의 핵심은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군납고추거래는 농협끼리만 하기로 돼 있는데 위탁업자 허씨가 어떻게 해서 끼어들었으며 그 과정에서 개입됐을 비리실체를 먼저 밝혀낸후 과연 이 군납비리가 지금까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진보농협, 원주원예농협, 의성능금조합, 경남창녕농협뿐일까 하는 의혹을 캐내야 한다.

범죄양상으로 봐 어쩌면 농협전반에 걸쳐 퍼져있는 비리가 이번 진보농협에서 빙산의 일각으로 그 꼬투리가 드러난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이번 수사의 종착점인 군납관련 군당국자들의 개입여부를 밝히는 것이다.

과연 어느 선까지 연루됐는지에 따라 이 사건은 의외로 대형사건으로 비화될 소지가 크다는 점을 경찰은 유념해야 한다. 세번째는 이 사건의 배후가 있느냐 여부이고 있다면 그 배후의 실체 규명과 함께 그들이 보호해야할 실체가 무엇인지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조직폭력배까지 가세됐다면 이건 한국판 마피아 범죄가 아닌가. 경찰의 수사를 예의 주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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