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한철용 5679부대장의 서해교전사태와 관련한 도발정보누락의혹과 대북정책 등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원들이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서해교전사태=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서해교전 며칠 전 5679부대가 북한 경비정의 도발징후를 포착하고 보고했으나 김동신 당시 국방장관이 고의로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김 전 장관은 북한의 도발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고의로 묵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난 4, 5월 정보수집기관인 정보사령부와 5679부대 사이에 실무자간의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인해 40여일간 정보공유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지적하고 "세계 어느 나라 군대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며 질타했다.
같은 당 최병국 의원은 "존재 자체가 비밀인 정보부대장이 군사기밀을 공개해서 북한의 암호체계의 전면적 변경 등 대남군사전략의 수정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물었다.
이에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5679부대는 그 존재 자체가 기밀사항인데도 한씨는 통신감청 사실과 내용까지 공개했다"며 "한철용 5679부대장의 군사기밀 누설은 심각한 국기문란행위이며 안보태세를 뒤흔드는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한 부대장에 대한 구속과 파면을 주장하면서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진급실패로 계급정년에 걸려 불만에 찬 한씨를 부추겨 정치적으로 이용한 한나라당"이라며 한나라당은 선거를 위해 국가안보를 뒤흔든데 대해 국민앞에 사죄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지난 서해교전 당시 그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다는 정보를 군 수뇌부가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은 국가반역의 죄를 적용하여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의원은 "이번 사건의 진실을 엄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는 군조사기관보다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아직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기정사실처럼 발표한 것은 국방부의 공식입장이냐"고 물었다.
◇대북정책=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햇볕정책은 북한의 김정일만 살려주고 우리 사회를 갈갈이 찢어놓았다"면서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또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55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경호없이 단독 동승했다"고 지적하고 "55분간의 단독동승의 전모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분단사상 처음으로 군사 핫라인이 구축되고 아시안게임에 북한선수단이 참가하고 철도복원사업, 금강산육로관광사업 등이 이뤄지는 등 북한이 변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추 의원은 북한이 신의주를 특별행정구로 지정함으로써 북한은 외부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면서 신의주특구는 북한사회 연착륙의 중요한 거점이므로 우리가 주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간의 경협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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