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의안 '날치기' 통과를 없앤 일과 국회의장의 당적이탈, 의원 자유투표 등을 의장 재임시절 최대 성과로 자부한다. 이로써 국회가 정부의 시녀 역할에서 벗어나는 한편 명실상부한 입법부의 독립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이 전 의장은 "국회 구성때마다 거론된 이런 숙제를 해결하는데 헌정 5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덧붙인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경제자문역을 맡고있는 김만제 의원은 당 지도부의 심기를 거스리는 발언을 곧잘 한다. 이 후보를 비롯 당지도부의 노선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여당 공격의 선봉에 서는 '용감'한 의원들을 꼬집기도 한다.
그덕에 '삐딱하다'는 평가를 얻기도 하고 일부로부터는 "할 말을 했다"는 격려를 듣기도 한다.
김 의원은 "정부에 몸담고 있던 80년대 중반과 비교할 때 국회의원의 면면은 대부분 바뀌었으나 의원의 행태는 바뀐 게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강산이 두번 변하는 20년 세월에도 우리 국회의 모습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다음 대선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선거전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하는 이상 오랜 기간 정치권에 몸을 담은 사람 중 흠집이 없는 이를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 승부는 결국 어느 정당이 흠집 없는 명망가를 제대로 영입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점친다.
여의도에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우위를 보이는 이회창 후보의 집권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로 한나라당사는 하루종일 북적대며 대선 캠프마다 돕겠다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전직 의원이나 정부 고위직을 역임한 인사도 있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여의도를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어느 후보가 진정 지도자감인가'를 따지기 보다는 '누가 이길까' '어디에 줄을 서야 향후 입지가 나을까'가 선택의 잣대다. 선거때면 사람들로 북적대는 여의도의 안팎도 10년 전이나 20년 전과 다름이 없다.
한나라당 박희태 최고위원은 10일 국회대정부질문을 통해 "일류국민의 일류대선이 우리 국민의 꿈이며 이 꿈은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길은 오직 공명정대한 정책선거 뿐이므로 각당이 흠집내기나 조작선전으로 세월을 보내기보다 정책으로 대결하자"고 호소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의 득표 목표를 15대 대선때의 득표수보다 500여만표 많은 1500만표 정도로 잡고 있다. 이 목표치는 전체 유권자의 27.5%(950여만표)를 차지하는 영남권에서 70% 이상의 몰표를 전제로 하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영남 유권자의 선택이 우리 정치권의 앞날을 좌우한다는 대목이다. 10년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우리 국회와 정치권을 이제는 유권자가 변화시켜야 한다면 한국 정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영남 유권자의 몫이다.
서영관정치2부장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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