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납 등 대량 납품때 불량고추 비리 정상품 값 폭락 불러

태풍과 집중호우 등 올들어 잇따른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고추값이 지난해보다 폭락,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자 농민들은 값 폭락 원인으로 속속 드러나는 고추 군납비리 사건을 지목하며 정부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농민들에 따르면 고추수확이 끝난 10월 현재 의성과 청송.안동 등 산지 건고추값은 1근(600g)에 2천800~4천원선으로 지난해 4천500~5천500원보다 크게 폭락한 가격에 거래되면서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농민들과 농민단체에는 특히 올해 경우 수해와 태풍 등으로 경북 고추 생산량이 전년도 4만7천512t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 산지 고추값 폭락세가 수개월째 계속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 경북도연맹과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연합회는 10일 군납고추 상당량이 질 낮은 고추와 '해골초' 등과 같은 불량고추로 채워지고 정상적인 고추가 납품에서 제외되면서 값 폭락으로 이어진 것이라 주장하며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군납품 기준 상향조정 등 당국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손병국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은 "군납고추 비리는 빙산의 일각으로 고추뿐만 아니라 납품 관련 먹이사슬, 공생관계가 어우러진 총체적인 문제로 농축산물 납품과 수급을 둘러싼 유통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농민단체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장철수 한농 경북도연합회장도 "군납고추 비리는 항간의 소문실체가 사실로 드러난 데 불과하고 문제는 고추 생산농민들이 입은 피해이며 농민 생존권 수호차원에서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면서 정부와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본지 특별취재팀의 입수자료에 따르면 진보농협이 재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강원도 원주 원예농협과 거래한 고추는 1천800t(300여만근)에 이르고 경남 창녕농협과도 지난 한해 450t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농협중앙회가 군납고추 비리가 불거진 뒤 진보농협에 대한 감사에서도 최근 2년간 거래한 군납고추 중 상당수가 불량고추로 드러나 군납고추 비리가 산지 고추값 폭락과 관련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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