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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시인의 '귀갑문 유리컵'

'바다가 청람빛을 토해내네. 지중해의 깊고 작은 틈에서 퍼올린 그 빛. 두 천년의 세월을 건너와 풀어놓은 바다. 들어오라 옷소매를 잡아당기네. 몸 적시며 다가갈수록 더 짙은 빛을 뿜어내네. 온 방안에 넘실거리는 바다. 그 바다를 오래 퍼담고 있네'.

박지영 시인은 두번째 시집 '귀갑문 유리컵'(문학세계사)에서도 천성인 듯한 낮고 섬세한 목소리로 물기어린 시편들을 빚어 놓았다. 군더더기 없는 형용사들과 순하게 웃는 정갈한 정서들로 차려놓은 시의 빛깔이 담백하다.

맑고 꾸밈없는 언어들은 대하다보면 '푸른 소리'가 들린다. '유리컵'의 '청람빛'이 그렇고, '압독국'의 '푸르스름한 구슬 목거리'가 그렇다. 이 또한 '강'과 '세월' 같은 시로 연결되며 시간을 성찰하고 자아를 찾아간다. 그래서 나를 버리고 나를 찾는 경지인 '당신의 나무'에 이른다.

◈김시종 시집 '신의 베레모'

문경중학교 교장인 김시종 시인이 시집 '신의 베레모'를 초판을 낸지 15년만에 시문학사에서 재판으로 내놓았다. 그의 시는 거의가 직설적인 산문체의 어법으로 일관하지만 현실인식이 시대니 민중이니 하는 시류성과는 초연하다.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관심과 비판이 개성적인 풍자성과 조화를 이루며 인간양심의 근원적인 문제점을 드러내준다는 점에서 시류적인 저항시와는 다른 차원으로 파악된다.

◈경주 문맥 동인지 제2호 나와

경주문맥동인회가 동인지 '나는 날마다 경주간다' 제2호를 도서출판 글밭에서 냈다. 김기문·김종섭·윤기일·조신호·진용숙·황영선·황인동·이상도·장명희·정옥자·황순희·서숙희·유미경 등 회원들이 그간 갈무리해 둔 소중한 기억들이나 가슴에 묻어두었던 사연들을 시와 수필 작품으로 담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다시 떠나야하는 계절, 천년고도 경주를 거닐어 보는 문학산책이 넉넉하다.

◈우리작품 영문 번역 소개 '대구펜문학' 제2호

지난해 겨울 창간된 '대구펜문학' 제2호가 박윤혜(새)·김황희(친구야 그립다)·석정희(태양)·정숙(참사랑)·박기동(가난한 사람)·이순옥(소음) 등 90년대 신예시인의 작품을 '우리 작품 영문 번역'이란 특집으로 꾸몄다.

특집란은 또 박주일·남용술·박곤걸 등 13명의 시인과, 정재익·문무학·곽홍란 등 시조시인, 이원성·김재형 등 5명의 수필가, 최춘해·오두섭 등 4명의 동시작가, 동화작가 조말현의 작품을 번역해 '영어 번역 문학' 코너를 만들었다. 이번호에서도 시·시조·수필·소설·동시·동화·시나리오·평론 등 다양한 회원들의 문학작품을 소개했다.

◈21세기 문화비평 실려 '생각과 느낌'가을호

계간 문예지 '생각과 느낌' 가을호가 최춘해 아동문학회장(영어 교육과 우리말 교육 )과 작가 이수남(영웅시대), 경북대 이상규 교수(예술과 과학 그리고 역사), 계명대 이종문 교수(비슬산이 토라져서 돌아앉게 하지 말라), 김상일 이비인후과원장(섬김과 나눔)의 글을 모아 '21세기 문화비평'이란 특집을 꾸몄다.

또 '시와 그림이 있는 에세이'란 특별기획란에는 박제형 시인(죽음에 대하여)과 서지월 시인(이화에 월백하는 시인의 노래), 유홍준 시인(얘들아, 네 속옷 좀 손수 빨아 입어라)의 글을 담았다. 제4회 생각과 느낌 신인상 수상자인 이종선·최영철(시부문), 진정녀(수필), 김가연(동시), 전석순(소설)씨의 당선작품 소개와 함께 심사평과 당선소감도 눈길을 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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