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흔히 타고난다고 한다. 유전론 찬성론자들은 인간의 삶은 태어나면서 이미 결정돼 있다고 주장한다. 공부는 얼마만큼 잘할 것이며 몇살에 안경을 쓸 것이고 몇살에 암에 걸릴 것이라는 등등….
그렇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면 삶이 얼마나 참담할까. 극단적인 주장일 뿐이다. 인간의 지능, 음악적·예술적 재능, 탁월한 운동신경 등에 대한 원천은 아직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고, 앞으로 오랫동안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천재의 유전자, 광인의 유전자(시공사 펴냄)'의 저자 필립 R 레일리(유전공학자·터프츠의과대학 교수)는 "인간의 두뇌는 수십억개의 세포가 수조 회의 상호작용을 하면서 늘 변하는 아주 복잡한 기관"이라면서 "현재의 얄팍한 과학지식으로 유전공학적 분석을 해보겠다고 덤비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인간유전자정보를 담은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는 시점이라 하더라도 23쌍의 DNA, 10만쌍의 유전자에 숨겨져 있는 인간의 비밀은 여전히 신비스럽고 난해하다는 뜻이다. 생명공학에 얽힌 에피소드와 다양한 실례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애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마르팡 증후군 환자였다?=링컨은 키가 무척 크고, 팔다리가 지나치게 길었으며 힘이 아주 센 정력가였다. 또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1962년 미국의 한 내과의사가 골격이상으로 고통받는 희귀한 유전병인 마르팡 증후군에 걸린 7세 소년의 가계를 추적한 결과, 링컨 고조부의 8대손임을 밝혀낸 뒤, 링컨의 건강·신체상태가 마르팡 증후군 환자와 비슷하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 후 위원회가 구성돼 링컨의 DNA검사를 시도하다 기술부족 등으로 유야무야됐다. 학자들은 링컨이 마르팡 환자였을 가능성을 50%로 보고 있다. 만약 마르팡 환자였다면 1865년 암살되지 않았더라도 얼마후 심장 대동맥 파열로 급사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게이는 유전인가?=남성 동성애자의 유전적 기반을 연구한 논문이 꽤 많다.
1. 친부모로부터 떨어져서 입양된 남자아이들의 성적 경향은 양부모보다는 친부모의 성적 경향을 닮는다.
2. 동성애자중 일란성 쌍둥이 56쌍중 52%가 둘 다 동성애자였고 이란성 쌍둥이 중에는 22%만이 둘 다 동성애자였다
3. 동성애자의 형제 중 13.5%가 동성애자였고 일반 집단속의 동성애 비율 2~3%보다 훨씬 높았다.
최근 연구에는 게이 유전자가 X염색체와 어떤 관련이 있다는 정도까지 밝혀져 있다. 그래서 미국 게이들은 '엄마, 이런 유전자를 주셔서 감사해요'라는 티셔츠를 가끔씩 입는다.
▲돌연변이는 범죄를 유발한다?=범죄기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어느정도 존재한다는 게 정설. 미국에 수감중인 범죄자의 상당수가 어중간한 지능, 가벼운 정신장애를 갖고 있었고, 꽤 많은 범죄자들이 어릴 때부터 심각한 행동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람들은 낮은 지능과 행동문제의 원인이 되는 변이유전자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한 세포유전학자가 정신병원의 정신이상 범죄자 942명을 대상으로 백혈구 세포속의 염색체를 세어본 결과, 21명이 추가 X염색체를 갖고 있었고 그 중 7명이 추가 Y염색체를 갖고 있었다. 일반인보다 30배나 높은 수치다. 추가 Y염색체를 가진 사람의 특징은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범죄자처럼 큰 키와 거친 얼굴, 심한 여드름 자국, 낮은 지능 등을 갖고 있다고.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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