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아이엠 샘

"아빠는 바보지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널 사랑한단다". 정신지체 장애인 아버지의 애틋한 부성애를 그린 영화 '아이엠 샘(I am Sam)'이 가을 극장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 사람이 정말 그 숀펜이야?" 스크린 밖에서의 기행과 함께 주로 극단적인 인물 을 연기해 온 숀펜은 이 영화에서 지능이 떨어지지만 순수한 마음의 아버지를 연 기, 일찌감치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어눌한 말투, 선한 눈빛. 마치 이 역을 위해 태어난 듯한 숀펜의 연기는 영화에 따스한 온기를 더한다.

정신지체장애로 7세 지능밖에 갖지 못한 샘(숀펜 분). 어눌한 말투로 커피전문점 에서 일하는 그는 아내가 딸을 출산했다는 소식에 앞치마를 걸친 채 허둥지둥 병 원으로 향한다. 사랑스런 딸과 첫 대면한 행복도 잠시. 딸을 안고 병원문을 나서 버스에 오르려는 순간, 아내는 이들을 버리고 인파속으로 사라진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도 서툴고,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방영시간에 맞춰 우유를 줘야하는 아빠. 그러나 비틀즈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따 이 름을 지어준 딸 '루시'(다코타 패닝 분)는 그에게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다운' 보 석이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이웃의 도움으로 밝게 살아가는 샘 부녀. 레스토랑에, 비 디오 나이트에, 노래방에 다니며 친구처럼 살아가던 이들에게 어느날 비극의 그림 자가 드리운다.

루시가 7세이 되면서 자신의 지능이 아빠를 추월해 버리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학교 수업을 일부러 게을리하게 된 것. 이로 인해 샘의 가정을 방문한 사회복지기 관 관계자는 샘이 아빠로서 양육능력이 없다고 판단, 루시의 입양을 주선한다. 사랑하는 딸을 빼앗긴 샘은 실력있는 변호사를 선임해 딸을 되찾으려한다. 이때 실력은 있지만 현실적인 변호사 역을 맡은 미셸 파이퍼는 엉겁결에 이 사건을 맡 게된다.

영화는 샘이 숭배하는 비틀즈의 노래로 시종일관 채워진다. 이는 그룹 아바의 음 악이 주인공의 심리상태, 극적인 전개와 맞물렸던 영화 '뮤리엘의 웨딩'과 비슷하 다. 딸의 이름과 아파트 방 번호, 심지어 편지 끝맺음말까지 비틀즈와 연관시키는 샘. 영화 '아이엠 샘'은 물량위주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심리적인 스펙터클을 선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8일 개봉.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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