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탄환에 혈흔없다-개구리소년 국과수 감정 결과

개구리소년 사건 관련 일부 증거물들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 결과가 11일 수사본부에 통보됐으나 수사에 도움될만한 점은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국과수 및 법의학팀 등의 감식에 대부분의 기대를 걸고 있는 수사도 성과를 거두기 힘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과수는 이날 수사본부가 지난달 30일 의뢰한 탄두 65개와 탄피 1개 등에 대한 감식 결과를 통보, 탄두·탄피에서는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고 탄환은 변형이 너무 심해 인체 관통 여부 감정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총 66개 중 3개는 탄환이 아닌 쇠붙이로 판명됐고 나머지 63개 중 57개는 사격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나머지 6개는 감정조차 불가능하다는 것.

수사본부가 비닐봉지 2점, 단팥빵 봉지 1점 등에 대해 내용물 성분, 도롱뇽 알 성분 존재 여부, 혈흔 유무, 토양 성분, 단팥빵 봉지 제조연도 등의 감정을 요청한데 대해서도 국과수는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통보했다. 비닐 봉지는 토양에 오염돼 도롱뇽 알 성분 감정이 불가능하고 단팥빵 봉지 제조회사는 한국콘티넨탈식품 영남사업소(부산)로 나타났지만 제조연월일 글씨는 사라졌다는 것.

이런 가운데 유골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경북대 법의학팀은 11일 개구리소년들의 두개골에 대한 2차 정밀 감식에 착수했다. 법의학팀은 구멍이 난 두개골의 내부 흙 제거작업을 끝낸 뒤 그 내부에 금속물질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금속공학적 검사, 조직학적 검사, 투과전자현미경 및 주사전자현미경 검사를 몇주 동안 반복 실시할 예정이다.

또 1차 방사선 촬영에서 발견하지 못한 탄흔의 유무를 정밀 확인하기 위해 두개골 내부를 내시경으로 관찰하는 한편, 컴퓨터 단층 촬영을 실시해 두개골 외상 유무도 가리기로 했다.

법의학팀은 어린이 두개골과 강도가 유사한 돼지 두개골을 이용한 실험도 실시해 야산에서 사용되는 낫·호미 등에 의한 손상 가능성을 측정하고, 생태계 전공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야산에 사는 설치류·다람쥐·산돼지·조류 등의 이빨 및 발톱 흔적도 조사키로 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11일 유골 현장에서 인근 구마고속도나 마을의 불빛을 볼 수 있었을 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측량협회에 당시 지형 복원을 의뢰, 측량협회가 GPS 시스템으로 일대 5곳의 위치 측정 작업을 벌였다. 수사본부는 측량 협회가 당시 지형의 정확한 고도를 파악하면 이를 토대로 당시 지형에 대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소년들의 불빛 목격 가능성을 판단할 계획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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