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대졸자 취업 경쟁이 격렬할 것으로 예고돼 있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 중 10만명정도만 취업 가능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채용규모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이지만 올 졸업생 60여만명 중 대부분은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임을 말하는 것.
역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률을 보여온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조차 내년 졸업 예정자 350여명 중 취업이확정된 사람은 50여명에 불과하고, 여타 대학을 포함해 상당수 인문계열에선 졸업예정자의 90%가 계속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준비생들은 어떤 부분을 유의해야 할까?
◇달라진 취업 조건=채용 규모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은 있지만 채용 방식은 외환위기 이전과 전혀 딴판이다. 신문광고 등을 통한 채용공고가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것. 인터넷을 통해 공고하고 원서 접수도 인터넷으로만 받는 기업이 대다수이다.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채용 공고도 못보게 생긴 셈.
'패자부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도 구직자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들이 한편으론 인터넷 채용을 통해 원서를많이 받는 것처럼 느끼게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상당수 대기업들이 추천을 통한 제한공채를 확대하기 때문이다. 학과 성적이 좋잖은 학생들에게는 회복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인사그룹 최용호(40) 차장은 "4학년 때 잠시 취업준비를 해서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학과 성적과 영어성적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성과를 쌓은 사람에게만 지원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시험 준비=대부분 기업에서 필기시험이 폐지돼 서류전형이 1차 관문이다. 이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성적 평점이 3.0(지방대는 3.2)을 넘어야 한다.토익은 750점이 하한선.면접장에서는 용모와 태도 및 몸가짐의 안정성 등 겉모습이 우선 평가항목이다. 가장 기본적인 자기소개와 인생의 좌우명 정도는 막히지 않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답할 때는 머뭇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말하며, 모르는 문제는 변명보다는 과감하게 "모른다"고 답하는 것이 좋다.
INI스틸 인력운영팀 김태주 차장은 "면접관 거의 대부분이 채용분야에 최소 10년 이상 종사한 사람들이어서 응시자들의 거짓이 통하는 경우는 없음도숙지해야 한다"고 했다.포스코건설 인사팀 박민수 과장은 "머리에 브릿지를 넣는 정도는 개성의 표현으로 좋게 평가받을 수도 있다"고 했으며 "비만이나 지나치게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는 그만큼 자기관리가 안되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 대기업의 면접 현장=11일 직접 들어가 본 한 대기업 면접장에서 회사측이 면접관들에게 요구한 내용은 도전정신, 창의력, 친화력, 리더쉽, 전문.일반지식, 정보화 정도, 이미지.태도.표현력 등의 순서로 평가하라는 것이었다.
면접장에서 임원 및 고참 간부들이 던지는 질문은 다양했다. '필기도구라는 고정적 관념 외에 볼펜으로 할 수 있는 일 7가지만 말해보라'는질문도 있었고, '가장 최근에 크게 화를 냈던 사건과 그 이유를 말해보라' '야유회 때 발휘하는 주특기를 이 자리에서 보여 보라'는 면접관도 있었다.
3행시 짓기, 여성흡연에 대한 견해 등등 평범하지만 각각의 성격을 쉽게 알 수 있는 질문들도 많았다. 한 면접관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들의 지식 수준은 비슷하다고 보고 창의력.순발력.표현력 및 인성을 주로 살핀다"고 말했다.이런 추세와 관련해 대구은행 인사팀 이동준(39) 차장은 "기업들은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끼'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며 "지원자들은 면접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대 출신이 특히 주의할 점=기업들은 공식적으로는 "학교간 차등은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차별이 존재한다. 모 재벌 기업의 경우 서류전형에서 국내 대학을 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울대, 연.고대, 서강대, 한양대 등이 1군, 나머지 서울지역 유명사립대와 지방 국립대 등이 2군, 기타 사립대가 3급에 들어 있었다.
100점 만점을 기준하면 등급별로 2, 3점 가량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ㅎ사 채용 담당자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대기업들이 내부적으로는 비슷한 기준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포스코 양흥렬 인력자원팀장은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방대 출신의 경우 면접장에서 자심감을 보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인턴기간이나 토론 등 때도 모나지 않는 사회성의 소유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인사팀 박민수 과장은 "지방대 출신들의 경우 장기근속 하겠다는 정착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이 말을 거꾸로 뒤집으면 지방대학 출신이거나 전공이 기업의 흥미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면접을 잘 본다면 역전의 기회가 온다는 것.
최경조(50) 영남대 취업정보실장은 "저학년 때부터 취업 마인드를 가지고 학점관리는 물론 외국어를 철저히 준비해야 하지만 특히 올 가을 취업 전선에 나서는 졸업예정자들은 사실상 면접에 사활을 건다는 각오로 대비해야 하며 적당히 대답해겠다는 자세로는 결코 취업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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