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아이 이렇게-어린이 놀이터 '정담'

어린이 놀이터 '정담'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의 아파트에 사는 양정원씨는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 예찬론자다. 7개월 짜리 딸을 둔 새내기 엄마인 그가 놀이터에 푹 빠진 것은 또래 엄마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

"아파트는 우선 삭막하게 여겨지는 공간이잖아요? 그렇지만 놀이터에 나가면 시골 동네 못지 않게 정겨워요". 양씨도 아기를 낳기 전에는 놀이터는커녕 앞집 아줌마와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아파트 주부들은 왠지 얌체족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양씨가 놀이터에 나가기 시작한 것은 3개월 전.

"처음엔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아파트 단지 안을 그냥 돌아다녔어요. 유모차 너무 늦게 태우기 시작하면 잘 안 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좀 서둘렀던 거죠". 그런 양씨는 놀이터에서 뜻밖의 환영객을 만났다.

"5, 6세쯤 된 아이들이 우리 희연이를 무척 예뻐하는 거예요. 집에서 엄마와 둘이 지내던 우리 희연이도 웃고요. 게다가 또래 아기를둔 엄마들을 만나서 갖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혼자 고민하던 문제들이 쉽게 풀리더군요". 첫 아기라 온갖 고생과 걱정에 시달리던 양씨는 아기 재우는 데는 이제 도사가 됐다고 덧붙인다.

아파트 놀이터 출입 경력 3개월, 이제 양씨는 아파트 또래 아줌마들을 대부분 다 안다. "여름엔 주로 저녁에 놀이터에 나갔는데 요즘은 오후 3,4시쯤 나가요. 저녁엔 춥거든요". 양씨는 이 놀이터 모임이 주부들 스트레스 해소에는 제일이라고 말한다. 잠시 내버려둬도 아기가 이웃 아기들과 잘 노는 데다 또래 주부들과 수다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사람도 상관없어요. 아기라는 매개체가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돼요. 잡지책이나 신문에 없는 것도 많이 배워요.잡지나 신문이 우리 동네 병원, 우리 동네 가볼 만한 곳을 자세히 알 턱이 없죠".

양씨는 아파트 놀이터는 어떤 잡지보다 우리동네 알짜 정보가 많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출산율 저하로 한 명씩 낳아 키우는 추세가 강한 요즘, 형제 없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사랑과베풂을 배우는데도 좋은 공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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