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석-작전에 울고 웃은 양팀 감독

야구팬들 중 상당수는 감독의 작전을 보는 재미로 경기장을 찾는다고 한다.코치를 통해 손짓과 몸짓으로 전달되는 감독의 작전은 잘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야구팬들은 이를 상황에 맞춰 나름대로 해석하며 야구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이날 삼성과 기아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양팀 감독은 한국시리즈 최종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총력전으로 임했고 승부는 감독의 작전에 의해 갈라졌다.

김응용(삼성)과 김성한(기아) 감독의 '사제대결'에서 김성한 감독은 '메이저리그급 작전'으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쳐 결국 땅을 쳐야 했다.

4대4로 맞선 8회초 기아의 공격. 1사 후 김경언이 중전안타로 진루하자 김 감독은 이 상황에서 잘 나오지 않는 희생번트를 김상훈에게 지시, 2사 2루를 만들었다. 안타 1개로 결승점을 뽑는 이 작전은 후속타자 정성훈이 재역전 투런 홈런을 뿜어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9회말 삼성 공격 때 선발투수 최상덕을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교체, 결국 패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기 전에 최상덕을 마무리투수로 교체하거나 그에게 완투를 맡겼다면 기아는 기분좋은 연승으로 삼성을 궁지로 몰아넣었을 것이다.

반면 김응용 감독은 마무리 노장진을 5회초 2사 후 주자 1, 3루에서 조기 투입하는 무리수로 화를 자초했다. 노장진은 5회 위기는 잘 넘겼으나 7회초 홍세완에게 2타점 동점 우전안타를, 8회초에는 정성훈에게 재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만약 삼성이 더블헤더 2차전에서 졌다면 그 후유증은 15일 기아전 등 남은 경기에 큰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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