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곤충검사도 성과없어

성서 개구리소년 유골이 발견된지 20일째가 됐으나 사망 과정과 관련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던 곤충학 검사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퇴적물 검사 등 또다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14일로 예정됐던 고신대 문태영 교수의 곤충학 검사 결과 통보는 15일 오전까지도 안되고 있으나 문 교수에게 질의한 결과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 문 교수는 현장에서 발굴한 곤충 유충·각질 등 50여 개체에 대해 현미경 정밀검사를 실시했지만 10여년 지나는 동안 곤충의 훼손이 심한 등 검사에 한계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곤충학 검사를 통해 시신 이동 여부 및 부패 시기 등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성과가 없어 수사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현장 일대의 토양 퇴적·침식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퇴적학 전공 교수가 15일 실시한 이 검사는 유골 현장 일대의 토양 퇴적·침식을 조사해 소년들의 시신이 자연적으로 묻혔는지 누군가에 의해 매장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토양에서 퇴적과 침식작용이 함께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유골 현장의 토양 상태를 파악하면 소년들의 시신이 어떻게 묻혔는지 아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4일 오후 유골이 묻혀 있던 본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대구대 영상 애니메이션학과 손영주 교수 등과 함께 현장 주변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수사본부는 손 교수에게 소년들의 유골·유류품이 놓여 있던 본래 모습을 3차원 입체 그래픽으로 구성토록 요청, 이를 통해 사망 경위를 밝히는 데 단서를 얻기로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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