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기 조심하세요

지난 14일 새벽 대구 수성구 김모(40)씨는 모기 잡는 문제로 다투다 함께 술 마시던 사람과 마찰을 빚어 경찰 조사를 받기까지 했다. 손으로 때려 잡느라 시끄럽게 한다는 것이 싸움의 발단.

가을이 깊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왱왱거리는 모기로 밤잠 못이루는 사람들이 많다. 서구 비산동 김혜경(30)씨는 "가을이 왔는데도 모기장을 안쓸 수 없어 불편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밤마다 모기약을 뿌리는 가정이 적잖고, 보건당국은 방역 활동을 다음달 말까지도 계속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경북대 권용정 교수(농생물학)는 "지구온난화와 난방 상태 개선으로 가을 모기가 오래 전부터 증가한 데다 올해는 습한 날씨에다 기온도 높아 모기들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동굴.풀밭 등에 살던 모기가 건물.지하철.하수구.공사장 등 살기 좋은 도심 서식지를 많이 갖게 된 것이 근본 원인이지만 올해는 기후상 여건도 적합했다는 것.

국립보건원 위생곤충 담당 신이현 박사는 "올해는 빨간 집모기가 많아진 것 같다"면서 "요즘 모기는 주로 빨간 집모기나 지하 집모기여서 뇌염모기와는 달라 인체에 큰 위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가을이 되면서 갑자기 모기가 더 는 것같이 느끼게 되는 데는 모기들의 동작이 느려져 눈에 잘 띄게 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실제로는 숫자가 여름철의 100분의 1도 안되지만 여름과 달리 방심하기 때문이라것. 또 선선해진 뒤 방충망까지 열어 두는 일이 많아져 모기의 침입을 쉽게 하는 영향도 지적됐다.

퇴치 방법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뿌리는 에어로졸제 경우 모기의 몸에 직접 맞춰야 살충효과가 생기고 전자매트나 피우는 모기향은 모기를 쫓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을 열어 두고서는 효과가 약화된다고 말했다. 대신 모기가 잘 생기는 맨홀.하수구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소독토록 충고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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