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업씨 진정서 공개 파문

전 의무부사관 김대업씨가 민주당 관계자와 병풍문제를 협의했다는 '김대업 면담보고서'에 이어 김씨가 이회창 후보 차남 수연씨의 병역면제에 직접 개입했다는 진정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씨의 진정서에 대해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한 반면 민주당은 "한인옥씨의 자진 검찰출두"를 요구했다.

15일 김씨가 공개한 진정서에는 "지난 89년 서울의 호텔 등에서 수연씨를 만나 3천500만원을 받았고 이 돈 가운데 서울 ㅊ병원 행정부장에게 3천만원을, 당시 같이 만났던 한인옥씨 친구로 추정되는 '판사 어머니'에게 500만원을 건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진정서에는 또 "지난 2000년 4월 병무비리 군검 합동수사본부에서 일할 당시 한인옥씨를 직접 만나 입막음 대가로 현금 5천만원을 받았고 이 중 쓰고 남은 3천만원은 한 은행계좌에 입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재섭 당 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위원장은 16일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뭐라 말해야 되는데 김대업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남경필 대변인은 "김씨가 정연씨에 대한 병역조작극이 통하지 않자 수연씨를 물고 들어간 것"이라며 "김씨가 또 소설을 쓰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장학로 사건'과 관련, 민주당의 매수공작 의혹을 제기한 백모씨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비서 서모씨가 '김대업이 5억원을 청구한 서류가 대표실에 올라 왔는데 당신도 2억~3억원을 청구하라'고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 "파렴치 가정 파괴범 마저 매수한 정권"이라 맹비난했다.

권태엽 부대변인은 "'5억원을 청구한 서류가 대표실에 올라왔다'는 한 대표 비서의 증언마저 나온 마당에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파렴치범에게 면죄부를 준 것도 모자라 검은 돈까지 줘가며 정치공작을 사주한 것은 용서못할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대업 진정서'와 관련, "김대업씨가 한인옥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스스로 털어놓은 만큼 한나라당은 한씨를 검찰에 출두시켜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영삼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제의 본질은 병역비리이고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있었느냐에 있다"면서 "검찰이 이 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비리에 이어 차남 수연씨의 병역비리도 수사를 착수했다고 하니 수사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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