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등 부부상 수상 이홍우.손봉순씨

"우리부부가 평등하다는 말보다는 지난 세월 서로 부부갈등 없이 살려 애를 썼다는 표현이 더 맞습니다. 남편인 나는 아내말을 존중하고, 아내는 내말을 잘 따라주고…".

지난 10일 경북여성단체협의회 선정 '평등부부상'을 수상한 노부부 이홍우(72.경주시 성건동).손봉순(66)씨는 결혼 후 45년 동안 든든한 친구이자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부부애를 가꿔왔다.

이씨 부부는 부동산 등 재산을 반씩 나누어 등기해 두고 있다. 어려웠던 시기를 같이 지내오면서 고생도 똑같이 했기 때문에 각각의 재산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 부부의 지론. 물론 형식적인 재산분배보다는 부부가 어느 한쪽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이씨 부부는 생활이나 돈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 차이가 없다.

지금은 그만 둔 농사 일과 포목가게 일을 같이하는 이씨 부부는 봉사활동도 같이 한다. 특히 손씨는 공책 한권 없이 공부를 해야했던 초교 시절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나보다 못한 이가 있으면 기꺼이 도와줘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것. 어쩌면 그때 다짐했던 것들의 아주 일부를 실천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이씨 부부의 재산 1호는 10여명의 데려와 기른 자녀들. 이씨 부부는 "남들처럼 제대로 보살펴 주지도 못했지만 건강하게 자라 이젠 어엿하게 가정을 꾸린 자녀들만 7명이나 된다"며 "명절때 집안에 신발 들여놓을 틈조차 없는 게 마냥 뿌듯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슬하의 3남매도 어느덧 이씨 부부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고 있어 여간 고마운 게 아니라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노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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