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마데우스 클래스-주입식은 가라

"자 우리 오늘의 악기공부를 해 볼까요". 10평 남짓한 교실에 3~4세쯤 돼 보이는 아이들 10여명이 엄마와 함께 수업중이다. 손가락 연습에 이어 신나게 발건반 피아노 위를 껑충껑충 한바탕 구른 아이들이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캐스터네츠를 손바닥 위에 올려 놓는다.

이번엔 음악에 따라 몸을 흔들어대며 손은 연신 캐스터네츠를 두드려댄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음악동화시간에는 저마다 동물소리를 따라 흉내내며 제법 진지하게 따라한다. 남자아이들 중에는 더러 무법자(?)가 있지만 엄마도 아이못지 않게 열심이다.

홈플러스 칠곡점 문화센터 유아교양교실의 한 강의실. 음악수업 같긴 한데 뭔가 색다른 모습들이다. 이 수업은 바로 조기 음악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인 '아마데우스 클래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하게 보이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는 인기강좌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를 2개월째 음악수업에 보내고 있다는 주부 고경아(대구시 북구 국우동)씨는 "아이가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유아교실을 찾게 됐다"며 "흥미를 잃거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음악공부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으면 더없이 그만"이라고 말했다.

'아마데우스 클래스'는 아마데우스 클래스 음악교육연구소에서 개발한 국내 프로그램. 리듬볼, 플래쉬카드, 동물소리, 발건반, 리듬악기 등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풍요로운 음악의 세계를 먼저 경험하게 함으로써 음악적 잠재력과 감수성을 함께 발달시키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마데우스 클래스'는 특히 악기 등의 기교보다는 놀이를 통해 음악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자는 게 교육 취지. 아마데우스 전문강사 송나영씨는 "아이가 딱딱한 교재나 수동적인 악기배우기 보다는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아마데우스 클래스의 교육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왜 배워야 하는 지도 모르면서 예닐곱살 무렵부터 시작되는 획일적인 음악교육을 어느정도 벗어나 보자는 교육이론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구에서는 대백프라자 문화센터, 동아백화점 수성점 문화센터, 북구문화예술회관, 북구청소년회관, 프뢰벨교육센터 등의 문화센터와 10여곳의 전문음악교실에서 교육 중이다. 수업은 일방적인 주입식을 배제한다. 대신 노래부르기, 몸 동작 따라하기, 소리 만들기, 리듬치기 등 아이들이 음악을 즐겁게 할 수 있고 리듬감, 음감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손가락에 번호를 매겨 손을 놀리며 건반을 두드리는 시늉으로 손동작을 익히거나 뻐꾸기 왈츠가 나오면 왼손, 오른손 번갈아 가며 리듬볼을 치면서 리듬감을 배우고, 사자와 고양이 등 동물의 소리를 흉내내면서 높고 낮은 소리, 짧고 긴 소리에 대한 느낌을 익히는 것 등이다.

전문강사 유현숙씨는 "음악에 대한 감각과 반응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예민할 수도 있기때문에 엄마와 함께 하면서 악기도 두드려 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율동도 해보는 쉽고 재미있는 포괄적인 음악교육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풍부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감정표현과 창의력을 일깨운 다음 건반교육 등 악기교육과 연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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