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재교육 이야기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경우 그 분야에 관련된 정보나 능력을 가진 주변 사람들의 자문과 조언 등을 받아 해결할 때가 많다. 영재성이 있는 학생의 경우에도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자녀가 남다른 수학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할 경우 흔히 자기 자녀보다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학생과의 협력학습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이는 '자녀의 수학적 능력 신장에 방해를 받지나 않을까?'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학부모들에게 영재성을 발현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학습 내용의 이해가 부족한 동료에게 가르치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방법'을 권고하고 싶다. 이는 자신의 수학적 지식을 동료에게 설명해 줌으로써 자신의 이해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으며 독립심과 자신의 수학적 지식을 재구성하고 통합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재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영재들의 개별적인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집단학습보다는 개별학습을 강조하는 게 보통이다. 이는 자율적.자기주도적으로 의사 결정과 행동을 수행하는 영재의 특성, 당면한 문제 해결과정에서 토론이나 협력보다는 독자적인 판단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동 특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수한 프로젝트와 탐구활동을 수행할 때 영재들에게 적당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탐구활동을 계획-실행-조정.통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잠재적 능력을 더욱 발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협력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절충하는 의사소통의 기회를 많이 가지게 함으로써 여러 교육적 가치를 얻어낼 수 있다.

△수학적 지식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더욱 향상.명료화시킬 수 있으며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수정.보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전략들을 고려함으로써 자신의 수학적 지식을 확장할 수 있고 △수학적 언어를 정확한 표현으로 나타내는 능력을 길러주며 △특히 영재들이 소홀하기 쉬운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별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도 필요하지만 소집단별로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학습의 중요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영재 프로그램 운영 방식으로 강의식 수업, 토론식 수업, 실습 수업, 세미나식 수업, 사사(mentoring)식 수업 등 다양한 형태의 수업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운영 여건이나 시행상의 오류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소집단 협력학습에 높은 비중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 영재의 특성상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별적인 학습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개별적.사사식 수업이 영재성을 발현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증하기 어려운 것만은 틀림없다.

남승인(대구교대 영재교육원 수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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