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제자 밀고 지인 챙기고…"'길지자'서예대전

◈심사위원 문하생이 대상 대한민국 정수대전 시비 6월 대구서예대전도 구설

'스승이 제자를 밀고…지인부터 챙기고…'.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서예 공모전에 심사를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수상자를 발표한 '제3회 대한민국정수대전 서예·문인화대전(한국정수미술문화협회 주최)'에서는 심사위원 이모씨에게 배우는 문하생이 대상을 차지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와 서예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 관계자는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문인화가 이모씨가 심사장에서 자신의 제자 작품을 대상작으로 끈질기게 주장, 논란끝에 대상 수상자로뽑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전에서는 일부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문하생이나 지인들의 작품을 특선·입선작으로 끌어올리는 서예계의 고질적인 구태도 연출됐다.

또 지난해 제2회 정수대전 서예·문인화대전에서도 서울의 한 심사위원이 강원도 출신 서예가의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 대상작으로 결정되면서 지역 서예인들 사이에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역의 한 중견서예가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업을 기린다는 명목으로 문화관광부·경북도·구미시 등에서 1억6천만원의 국민혈세를 지원받은 공모전이 매년 심사의 공정성 시비에 휩싸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대전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수대전 관계자는 "나중에 심사위원이 자신의 제자를 대상 수상자로 뽑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해명했다.또 지난 6월에 열린 대구서예대전(대구미술협회 주최)에서도 심사위원을 추천하는 권한을 가진 운영위원의 문하생이 대상을 차지하는 등 공모전 마다 심사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 서예가는 "서예인들 사이에 공모전에 대한 불신이 만연돼 공모전 참가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예인들이 먼저 각성해야 겠지만, 주최측의 강력한 의지와 제도적 보완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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