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아직 축배들 때 아니다"

15일 올시즌 프로야구 대구 마지막 홈경기에서 삼성이 기아를 누르자 삼성 구단 직원들은 희색이 만면했다. 막바지 중요한 일전인 이날 경기에서 기아를 꺾고 매직 넘버를 1로 만듦으로써 정규 시즌 1위가 거의 확정됐기 때문이다. 김재하 단장과 직원들은 경기가 끝난 뒤 마지막 홈경기 승리와 한국시리즈 직행을 축하하는 회식을 가졌다. 시즌 내내 팀의 승리에 일희일비하며 마음을 졸였던 이들은 이날 오랫만에 마음껏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나 구단 분위기는 여전히 팽팽하다. 오히려 시즌이 한창일 때보다 더 긴장된 상태이다. 지난해 여유있게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들떠있다가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다.

지난해 삼성 구단은 최강의 전력으로 숙원이던 한국시리즈 우승이 다가왔다며 한국시리즈가 끝나기 전 미리 카퍼레이드용 차량을 제작하는 등 법석을 떨었다. 우승에 한이 맺혔던 탓인지 대대적인 우승 축하행사를 계획하는 등 쌓인 응어리를 일거에 털어내려고 준비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반대로 나타나 대구구장 뒤편에 준비해 뒀던 카퍼레이드용 차량을 눈물을 삼키며 해체해야만 했다. 한국시리즈 패배의 후유증은 다른 어느해보다 컸다.

지난해의 쓰라림을 맛보았기 때문인지 올해 삼성 구단 분위기는 조심스런 분위기이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다가와 활기차지만 최후의 축배를 들기까지 행여 부정이라도 탈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스포츠지에 임창용의 시즌 후 해외 진출설 등이 흘러나오자 구단에 함구령이 내려지는 등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김재하 단장은 "선수들과 구단 프런트는 오로지 한국시리즈 우승 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다시 좌절하고 싶지 않으며 이를 위해 팀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어떠한 말과 행동도 하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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