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힘의 야구'로 우승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300kg의 바벨이라도 들어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역사(力士)처럼 위압감을 준다. 느린 발걸음으로 서성이다 어느 한 순간 괴력을 발휘하는 장사와 같이 삼성은 압도적인 힘의 야구로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했다.

삼성의 타선은 하나의 핵만 가진 다른 팀들과 달리 두 개의 핵을 보유했다. 이승엽-마해영-브리또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와 김한수, 진갑용이 버틴 하위 타선은 상대 투수진들에게 한 숨 돌릴 여유없이 압박을 가해왔다.

3할1푼의 타율, 16개의 홈런을 날린 김한수와 홈런 18개의 진갑용은 국내 최강의 상위 타선 못지 않게 승부의 고비처에서 홈런과 적시타를 쏟아내 상대 팀들을 주눅들게 해왔다.

이러한 힘의 야구는 팀 홈런(186개), 타율(0.285), 득점(765점), 타점(716점), 출루율(0.361), 장타율(0.473) 등 공격 7개부문 1위와 도루(45개) 최하위의 기록으로 나타났다. 기동력이 취약하지만 장타력이 대단해 도루에 목매달 필요가 없었던 것이 삼성의 팀컬러이다.

팀 방어율 2위(3.89)의 마운드도 우승팀 다운 면모를 갖췄다. 에이스 임창용(17승6패2세이브)과 용병 엘비라(13승6패)가 강력한 원 투 펀치로 상대 팀들을 휘청이게 했고 선발에서 마무리로 돌아선 노장진(11승4패23세이브)은 최고의 속도를 바탕으로 한 위압적 투구로 승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삼성은 '5인 선발체제'를 버리고 확실한 두 명의 선발투수에 강영식, 라형진, 배영수 등을 선발과 중간계투로 번갈아 기용하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불안감을 안겨줬지만 성공했다. 마운드 운용 방식에서 논란을 빚었지만 막판 뒤집기를 통해 1위를 따낸 김응룡 감독의 뚝심도 새삼스럽다.

팀의 우승은 개인의 영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승엽은 타점(124점), 득점(121점), 출루율(0.440), 장타율(0.695)에서 선두가 확정적이고 심정수(현대)와 홈런왕 경쟁을 벌이는 한편 기아의 장성호(0.343)에 이어 타격 2위(0.327)를 달리고 있다마해영은 최다안타(170안타) 1위와 타격 3위(0.324)이며 임창용은 다승 3위로 키퍼(기아·19승)와 송진우(한화·18승)를 쫓고 있고 엘비라는 방어율(0.253) 1위를 굳히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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