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민 울리는 '메뚜기 잡기'

최근 농약의 독성이 약해지고 유기농에 대한 농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라졌던 메뚜기가 들녘으로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돌아온 메뚜기가 농민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다. 바로 메뚜기를 잡기 위해 수확도 하지 않은 들녘을 쏘다니는 도시인들 때문이다.

얼마전에도 읍내에 볼일을 보고 오는데 여러 가족이 승용차를 농로에 세워놓고 메뚜기를 잡고 있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어린날의 추억도 되새기고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자연교육을 시킬 수 있어서 메뚜기 잡는 것이 재미있고 유익하겠지만 무분별한 메뚜기 잡기가 농민들을 시름에 잠기게 한다.

벼 수확이 끝난 곳에서 메뚜기를 잡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아직 수확하지 않은 논두렁에서 메뚜기를 잡다 보면 본의아니게 논으로 들어가게 된다. 결국 수확하지 않은 벼를 건드리게 되고 벼를 손상시킨다.

농민의 수고로움을 생각해서라도 벼 수확을 시작도 하지 않은 논에서 메뚜기를 잡는 일을 삼갔으면 좋겠다.

박장규(울진군 후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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