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찼던 생활이 서예를 통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첫 개인전을 오는 20일까지 대구 봉산문화거리 대림당 화랑에서 갖고 있는 김선화(41·여)씨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목발에 의지해야 움직일 수 있는 2급 지체장애인.
"남들은 연애다 결혼이다 하며 온통 꿈에 젖어있을 20대 시절을 암울함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디다. 그게 서예와의 인연이었습니다".처음엔 서툴고 낯설게만 느껴지던 붓을 잡는 일이 점점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늘 조급하고 걱정만 많던 성격이 서예를 하면서 낙천적이고 편안한 쪽으로 변하는 것에 자신도 놀랐다는 것.
서예를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8년 전 한 스승을 찾아갔다고 했다. "그때가 10월이었습니다. 지금쯤이지요.제 인생의 전환기였습니다. 글씨 쓰기에 빠져든 덕분에 다음해에 계명대 서예과에 진학까지 했으니까요".김씨는 글씨를 쓸 때는 아무 잡념도 들지 않고 그냥 모든 것이 편안하다고 했다. 자유와 행복감을 획득한다는 것. 불편한 몸 따위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다. 까지것 장애가 글씨 쓰기를 방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글씨 쓰기는 김씨에게 도(道)의 행위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김씨의 이번 개인전 주제는 '자연과 산'. 어릴 때부터 산과 들, 풀, 나무 등 자연 그대로의 것을 좋아해 첫 개인전주제로 삼았다고 했다. 화선지를 황토·녹차·쑥 등 자연재료로 글씨 직접 염색해 사용한 것도 그 때문. 마침 봉산미술제 기간이기도 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작품 36점 중 10여점이 팔리기까지 해 요즘은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고 환하다고 했다.
"인생을 살면서 걱정하고 아파하면 그럴수록 더 힘들잖아요? '너 스스로 일어서라'는 스승의 말씀을 늘 되새기며 앞으로도 열심히 살 겁니다". 목발이 김씨에게는 한획 한획 힘차게 먹물 묻혀 그어대는 붓대 같이 느껴졌다. 김씨는 이미 매일서예대전에서 특선하는 등 여러 응모전에서 능력을인정받기도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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