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거리 모퉁이 가게 수시로 차량돌진 사고

남의 차가 집으로 뛰어 들어오는 사고가 7년 사이 수십 차례나 났다면 믿을 수 있을까?대구시 달서구 성당1동에서 10년째 동물병원을 하고 있는 배완희(50) 김경애(47·여)씨 부부는 그러나 "항상 시한폭탄을 안고 산다"고 했다.

이 부부는 지난 11일 가게로 돌진해 든 차량(본지11일자 보도) 때문에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은 주인공.그 날 사고로 각종 진찰장비와 가게 내부가 부서진 것은 물론 고객이 맡겨 놨던 애완견 10여 마리가 숨졌고 다른 애완견 10여 마리는 다리가 부러지는 수난을 당했다. 아직도 복구를 위해 며칠째 밤잠도 자지 않고 가게 안팎을 정리하고 있는 중.

하지만 사고 소식이 주위에 알려진 뒤 뒤따른 문제들이 이들 부부를 더 힘들게 한다고 했다. 희생된 개의 주인들이 하루에도몇번씩 찾아오거나 전화로 손해 배상을 독촉해 힘들고, 단골고객까지 맡겼던 애완견을 되찾아 가는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그러나 이런 일은 이 부부에게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10년째 운영 중인 이 동물병원에 최근 7년 동안 수십 차례 차량들이뛰어들었다는 것. 큰 사고로 난장판이 된 것은 1995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나 건물 벽이 들이받힌 정도의 사고는 100번은 될 것이라고 했다.

"처음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1995년부터 생기기 시작했지요. 옆으로 지나가는 소하천을 복개해 길로 만든 뒤부터입니다. 그 다음엔 한밤중 과속 운행하는 차들이 수시로 사고를 냈습니다. 이번에도 새벽에 자던 중 갑자기 꽝하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코란도 지프가 가게 안을 완전히 꿰뚫었더라고요".

도로가 문제라는 얘기였다. 복개도로가 생긴 후 동물병원이 오거리의 한쪽 모퉁이로 불거져 나타나게 됨으로써 화근이 심어졌다는 것. "이 때문에 구청에 대책을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알았다는 말만 하고는 그대로입니다. 조금만 관심 가져 주면 해결이 가능할 텐데도 이러고 있습니다". 한숨이 꺼질 듯한 배씨 자신도 복개도로가 나던 그해에 교통사고를 당해 지금은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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