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반등장에 유입될까 - 부동자금 증시를 주시한다

시중자금은 과연 증시로 U턴할 것인가. 주식시장이 최근 급반등세를 보이면서 350조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은 주가 상승 →소비심리 호전 →경제지표 개선 →증시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시장참여자들이 촉각을 곤두 세우는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동원증권은 18일 "부동산 가격의 안정으로 최근 한달 동안 1조원에 가까운 시중자금이 증시로 신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동원증권 김세중 책임연구원은 이날 자료를 통해 "고객예탁금이 저점에서 2천억원 가량 늘어나는 등 최근 한달 동안 1조원 가까운 외부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같은 자금규모는 지난해 9.11 테러 직후 증시에 유입된 금액을 초과하는 수준"이라며 "주가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와 부동산 시장의 시중자금 흡입력 약화에 따라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에 유입된 자금의 성격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공격적인 '스마트 머니(Smart Money)'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많다. 스마트 머니는 일정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적인 자금을 말하는 것으로 증시 흐름에 선행하는 특징을 지닌다.

스마트 머니는 그러나 차익을 실현한 뒤에는 증시에 오래 머물지 않고 빠져 나가는 특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외인.기관 못지 않게 시장을 선도하는 이른 바 '큰손'들의 자금이 유입됐는지 여부는 명확치 않다는 주장도 있다.

대구 장보고트레이딩센터 이임식 팀장은 "최근 지수 600선이 무너졌을 때 큰 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본격적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는 것이 여의도 증권가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증시가 바닥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상승 기조가 확인되면 시중 자금이 증시로 급격히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팍스넷 애널리스트 주라기는 "세계 각국의 주요 투자자들이 투자자금을 채권에서 주식으로 옮기면서 세계적인 급등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채권시장 3년 강세가 마감이 되고 드디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콸콸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가 6년래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드디어 50년 강세의 흐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부동산 시장에서 수익 창출의 한계를 느낀 자금 가운데 상당부분이 주식시장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한국은행 오세만 주식시장팀장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갈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보았다.

최근 나타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이 지속될지 여부는 무엇보다도 세계 경제 침체라는 해외 변수와 국내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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