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독서력은 國家 경쟁력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책을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으며, 올해 들어 독서율이 떨어지는 추세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양하고 화려한 매체 환경에서 책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명사적인 전환'의 여파이기도 하겠지만, 책이 담당했던 역할의 상당 부분을 영화·텔레비전·컴퓨터 화면 등에 넘겨 주고 있는 현실은 결코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독서력은 한 나라의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고 한다. 독서의 힘은 한 개인의 역량을 고양시킬 뿐 아니라, 개인이 소속된 조직의 능력을 상승시키며, 나아가 국가의 힘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지식정보 기반의 시대'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런 사정들을 떠올린다면 독서율의 저하는 지식기반 사회를 지향하는 우리의 국가 경쟁력 핵심인 개인의 지적 수준 하향화를 가져오고, 그 여파가 사회와 국가로 확산될 것은 뻔한 일이다.

한국갤럽이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한 권의 책이라도 읽은 성인은 43.9%로 2000년의 44.6%보다 떨어졌으며, 50대 이상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 기간 동안 구입한 책이 없는 경우는 무려 66.4%로 3분의 2를 차지했고, 평균 구입한 책의 권 수는 0.9%에 지나지 않는 '한심한 수준'이다.

문화관광부는 청소년 육성기금 16억원을 투입하는 등 국민 책 읽기 운동에 재점화하고, 학교와 가정이 함께 하는 책 읽기 캠페인을 추진할 움직임이다. 하지만 국민이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욱 중요하다. 독서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과정이며, 유행이 아니고 습관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시·군·구 등에 보다 많은 도서관을 세우고 내실있게 운영해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는 길을 다각적으로 찾아야 하며, 국민적인 인식의 전환도 따라야만 한다. 아울러 체계적인 독서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실시하고, 출판사업을 진흥하는 등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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