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 보라매공원 총궐기대회 참가-저지

21일 밤부터 도내 고속도로 진입로와 국도 검문소 곳곳에서는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농민 총궐기 대회'에 참여하려는 경북지역 농민들과 이를 원천 봉쇄하려는 경찰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과 숨바꼭질이 벌어졌다.

당초 경북농업경영인회는 22일 오후1시 서울서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오전11시부터 수천대의 차량을 앞세워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다. 이를 눈치 챈 경찰은 일찌감치 고속도로 진입로와 국도를 막았고 경찰의 원천봉쇄 방침을 안 농민회측은 개별 행동으로 방향을 바꿨다.

경찰이 21일 저녁부터 고속도로 나들목을 지켰지만 이날 오후부터 일찌감치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고속도로로 올라선 농민들은 모두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휴게소에서 밤을 세우고 최종 집결지로 모이려던 농민들의 계획은 다시 벽에 부딪혔다. 22일 새벽녘에 경찰력이 투입돼 휴게소를 완전 포위한 것.

때문에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에 모였던 군위지역 농민 70여명은 경찰 2개중대에 포위됐고, 결국 농민들이 타고온 화물차에 경찰 1명씩 동승해 다시 군위로 '압송'되고 말았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국도 검문소에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성주 초전초소 앞에선 이날 오전 1t 화물차 10여대가 갓길에 늘어서 경찰 저지에 항의했다. 경산 농민들은 트럭 20~30대를 몰고 대구 범안로에 집결, 경찰과 대치했다. 경주.김천.의성.안동.구미.영천.영덕 등지에서도 수백여대의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경찰봉쇄에 걸렸다. 농민회는 집결지를 추풍령에서 금호분기점으로 바꿨다.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농민들의 각개 작전에 경찰은 인해전술로 맞섰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농민들은 "경찰이 언제부터 이렇게 기민하게 대응했는 지 모를 노릇"이라며 "합법적인 시위조차 이렇게 막으려는 현 정부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반드시 보여주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사회2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