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담뱃불 빌려달라며 접근 폭행 납치"

◈日 납북자 '피랍상황' 증언

북한에 납치됐다가 지난 15일 24년만에 일시귀국한 일본인 납치생존자들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일시 귀국한 당일 기자회견에서 '반갑다'는 정도의 외마디 인사말을 하는데 그쳤던 납치생존자들은 급기야 '금기'처럼 여겨지던 피랍 당시의 상황을 말로 재현내기에 이르렀다.

이는 납치생존자들에 대한 일본 영구귀국이 사실상 북.일간에 합의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스이케 가오루(蓮池薰)씨는 21일 피랍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담뱃 불을 빌려달라며 접근한 사람들에게 구타를 당한 뒤 납치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전했다.

하스이케씨는 지난 1978년 7월 31일 저녁 무렵 니가타(新潟)시의 쇼핑센터에서 현재의 아내인 오쿠도 유키코(奧土祐木子)씨와 만나 해변 쪽으로 이동했다.

해변가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하스이케씨에게 담뱃불을 빌려달라며 다가온 뒤 그의 얼굴을 2대 때리고, 봉지를 뒤집어 씌운 채 배에 태웠다는 것. 그가 끌려간 곳은 북한의 청진항이었다.

또 지무라 야스시(地村保志)씨도 지금의 아내인 하마모토 후키에(濱本富貴惠)씨와 후쿠이(福井)현의 전망대에 놀러갔다가 수상한 사람들에게 잡혀 고무보트같은 배에 실린 채 청진항으로 끌려갔다고 친지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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