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장 새먼 '대포2방' 에너하임, 샌프란시스코에 재역전승

홀연히 나타난 두 '천사'가 애너하임 에인절스에 41년만의 월드시리즈 승리를 안겼다.애너하임이 21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11대10의 1점차 승리를 거둔 것은 '소총부대'로 불리는 타선에서 터진 '노장' 팀 새먼(34)의 대포 2방과 '루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0)의 눈부신 역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5대4로 불안하게 앞서던 2회에 2점 홈런을 때린 데 이어 9대9로 맞선 8회 또다시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새먼은 애너하임에서만 11시즌째를 맞은 고참으로 팀 통산 최다 홈런을 기록중인 간판 스타지만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어깨를 다치면서 슬럼프에 빠졌고 올해에도 중심타자로서는 턱없이 적은 22개의 홈런밖에 날리지 못했으며 포스트시즌 들어와서는 타율 0.216의 빈타에 허덕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진 2방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1천388경기)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라는 설움을 깨끗이 씻어내며 팀의 간판타자 체면을 세웠다.

로드리게스는 그야말로 포스트시즌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다.지난 9월에야 빅리그로 올라온 로드리게스는 정규시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이날 구원등판해 샌프란시스코의 강타선을 3이닝 동안 퍼펙트로 처리하며 포스트시즌에서만 5번째 승리를 거뒀다.

뉴욕 양키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챔피언결정전에서 2승을 거뒀던 로드리게스는 이로써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비밀 병기'라는 별명이 제격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로드리게스는 또한 월드시리즈 사상 최연소 승리투수라는 명예도 함께 거머쥐었다.

로드리게스는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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