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광고기획사를 운영하는 한주희(30.대구시 북구 구암동)씨의 건강관리법은 특이했다. 남들처럼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을 운동이라 생각하고 챙긴다는 것.한씨도 두 달 전까지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했었다. 출산 후 조금 무거워진 몸을 가꾸고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는 얘기.
3년 가까이 그러다 보니 재미도 붙었다. 그러나 늘 엄마없이 한나절을 보내는 아들(5) 생각에 마음을 고쳐 먹었다."꼭 운동을 돈 들여 헬스클럽에서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뛰노는 것도 운동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지요".
직장과 가정 두 곳에 모두 충실하려니 규칙적으로 운동할 시간이 없었던 사정도 또다른 아이디어를 내게 한 것 같다고 한씨는 말했다. 요즘 한씨는 퇴근 후 중요한 약속이 없으면 바로 집으로 간다. 남편.아들과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 동네 공원에서 1, 2시간 신나게 달린다. 아직은 아들보다 서툴지만 할만 하다.
야간 작업이 있는 날엔 다음날 새벽을 이용한다. 남편과 함께 교회에 가 새벽기도를 한다. 정신건강에는 새벽기도가 최고라는 얘기. 기도를 마치는 시간은 새벽 5시30분쯤. 이때부터는 신선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구민운동장을 달린다.
이들 가족은 일요일엔 한씨의 아버지가 목회 일을 하는 의성군 구천면으로 빠짐없이 차를 몬다. 그곳 경로당에 가 청소.설거지 등궂은 일로 봉사함으로써 또다른 건강의 길까지 함께 찾는 것. "봉사라고 말하기는 부끄럽습니다. 남에게 주는 것보다는 우리가 얻는즐거움이 오히려 크니까요. 그래서 일요일이면 그냥 '가족이 여행을 한다'고만 생각할 뿐입니다".
건강을 위해 특별히 챙기는 음식도 없다고 했다. 이야기가 끝나갈 즈음 그러나 한씨는 '건강식'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한 마디를 넌지시 던졌다. "사실 시어머니가 꿀에 재운 인삼 같은 여러 가지 건강식을 챙겨 주십니다. 가족들이 병치레를 거의 하지 않는 것은 아마 시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건강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얘기는 인삼이 아니라 서로 보살피고 감사해 가며 사는 마음 그 자체가 보약이라는 의미로 들렸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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