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풍수사 "종결이나, 중지냐", 검찰 수사결과 발표놓고 결론 고심

이른바 '병풍' 수사결과 발표를 앞둔 검찰이 수사종결 형식을 둘러싼 내부이견 때문에 막바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그동안 수사에서 정연씨 병역비리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검찰이 내부적으로 이번 수사결과 발표를 '수사종결'로 봐야할지, 아니면 '수사중지'로 간주해야 할지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겉으론 명예훼손 고소.고발사건이지만 실제 핵심은 병역비리가 실제 있었는지, 이를 은폐하기 위한 대책회의가 열렸는지 여부였다.따라서 검찰이 '수사종결'을 선언하면 '병역비리 의혹은 사실무근'이란 것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어 이 후보측은 그동안 시달려온 병역비리 논란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수사중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별다른 수사진전이 없고 대통령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임을 감안해 일단수사를 중단하지만 나중에 상황이 바뀌면 수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두가지 입장을 놓고 막바지 이견을 조율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주에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테두리만 정해놓은 채 아직 구체적 일정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견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사종결을 주장하는 쪽은 80여일에 걸친 수사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고 김대업씨가 제출한 녹음테이프의 성문분석에서도'판독불능'이란 결과가 나온 마당에 사건을 더 끌고가기는 부담스럽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는 것도 이런 논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수사팀 내에서 '흑 아니면 백'이란 단순논리로 국민적 의혹이 쏠려있는 이번 사건에 대해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반론도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간과 여론에 쫓겨 사건을 접는 것은 옳지 않으며, 새 단서가 발견되면 반드시 수사를 재개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병역비리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편집 가능성이 있다는 테이프 감정의견을 위.변조쪽으로 확대 해석해 고소.고발의 당사자 중 한쪽인 김대업씨의 사법처리를 기정사실화하는 쪽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 검찰 수사관계자는 "정치사건 수사가 힘들다는 말을 들어봤지만 막바지까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말해 검찰내부의견해차가 만만찮음을 시사했다.이런 기류때문인지 당초 23일께로 알려졌던 수사결과 발표시점도 하루이틀 정도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점차 힘을 얻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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