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시리즈 일정 '왜 이래'

프로야구 올 시즌 한국시리즈 경기 장소를 두고 서울 중심의 결정이라며 지역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일정을 밝히면서 1, 2차전은 정규시즌 1위 팀인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에서, 3, 4차전은 플레이오프 통과 팀의 홈구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 연고 팀인 LG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5차전까지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갖고 6, 7차전은 대구구장에서 치르기로 하되 광주 연고인 기아가 올라올 경우 5차전부터 '중립지역'인 잠실구장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에 올랐으면서도 서울 연고인 두산과 대결, 3~7차전을 잠실구장에서 가지는 바람에 불리함을 감수해야 했던 삼성의 처지에 비해 나아진 일정이기는 하나 서울 중심의 일정임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KBO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그같은 결정에 대해 거센 비난을 퍼붓고 있다. 김진철씨는 "한심한 행정으로 1년 동안 홈팀을 응원해 온 팬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대구 팬들은 삼성이 대구구장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호씨도 "흥행에 치중, 프로야구의 근간인 연고지 제도를 무시한 것으로 삼성이 21년간 우승 못한 한을 대구구장에서 풀고 그 기쁨을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 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각 지방에서 일고 있는 서울 집중 현상에 대한 반발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어 내년 이후 한국시리즈 경기 장소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삼성 구단과 대구시가 나서 부산 사직구장, 인천 문학구장과 같은 3만~4만명 이상의 수용 규모를 지닌 야구전용구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KBO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8개 구단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구장은 3만명 이상 수용 능력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며 "경기 장소 문제는 계속 검토되어야 할 사안이지만 흥행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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