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 통신-이합집산의 명분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어지럽다.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한나라당 공격의 선봉에 섰던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는가 하면 현 정권 초기 한나라당이 싫다며 떠났던 의원이 슬그머니 다시 되돌아 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김민석 의원의 국민통합 21 합류를 놓고 386세대간의 설전도 만만찮다.

이합집산의 모습은 한나라당에서 뚜렷하다. 한나라당으로부터 "이회창 후보의 대통령 꿈을 뺏어간"것으로 비난받은 민주당 이인제 의원과 이 후보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을 감추지 않아 온 김윤환 민국당 대표의 한나라당 영입도 거론된다. 또 박태준, 이수성 전 총리와 조순 전 서울시장, 이기택 전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설도 나온다. 물론 이들은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거나 "아니다"라고 부인한다.

현역의원들의 한나라당 행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추측도 있다. "자민련 소속 지역구 의원과 자치단체장 중 적지 않은 이가 한나라당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이들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는 소문도 이어진다. 정가에서는 의원들의 한나라당 행이 가속화될 경우 최대 160석까지 가능할 것으로도 점친다.

한나라당 입당과 관련 현재 최대 관심사는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의 복당 여부다. 아직까지 박 대표 본인은 딱 잘라 "(복당을)한다 안 한다"고 하지않은 채 여러갈래 해석이 가능한 발언만 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한 비난을 삼가는 대신 "한나라당이 정치개혁에 의지가 있다면 (이 후보를)만나 볼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을 보면 복당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나라당의 중론이다.

박 대표의 복당이 초 읽기에 들어갔다는 가능성은 "24일 이 후보와 박대표가 만난다"는 소문으로 이어졌다. 취재진의 확인에 24일 오후 남경필 대변인이 나서서 "이 시간 현재까지는 주말까지 (두 사람의)회동 계획은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지난 2월말 "지역구도 고착화, 정당민주화 역행, 일인지배정당체제"를 이유로 한나라당을 떠났다. 탈당 후 지역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의 비난에 "제2의 이인제 운운은 지역에서 이 후보보다 지지도가 높을 이가 있을 경우 제2의 이인제는 이 후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만일 복당을 한다면 복당의 명분은 무엇일까. 박 대표의 복당 가능성을 놓고 "초미니 정당을 꾸려가는 어려움이 더 이상 홀로서기를 고집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점치는 이들이 많다.

박 대표는 대선 경선 국면이 가시화된 지난 여름 본보 기자들과의 사석에서 "이번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대신 대통령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이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물론 구체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다. 박 대표가 만일 복당을 한다면 그가 내세울 명분이 궁금해진다.

서영관-정치2부장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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