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앞둔 수험생 어떻게 대할까

집안에 수험생이 있으면 일년 내내 모든 가족이 긴장하고 모든 일이 수험생의 일정에 맞춰진다.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가족은 말할 것 없고 친척과 친지까지 온 사회가 수능 열병을 앓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막판에 온 수험생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려는 마음도 간절할 것이다.

시중에 이런저런 기발한 선물이나 아이디어가 나돌고 있지만 자칫하면 수험생을 부담스럽게 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주기 쉽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을 어떻게 대하고 격려해야 바람직한지 살펴본다.

▲수능시험은 통과의례

수험생이 있는 집은 모든 것을 수험생에게 맞춘다. 수험생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조심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수험생에 대한 관심이고 애정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수험생 자신은 이런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며 심지어 성가신 간섭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고3 생활은 인생에서 누구나 겪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삶의 한 과정으로 간주하는 게 좋다. 수능시험은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일 따름이다. 수능시험 때문에 가족들이 모든 것을 유보하고 포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수험생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한다.

수능시험이 다가올수록 수험생이나 가족 구성원 모두가 당연히 올 것이 온다는 담담한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가족이 편안한 모습을 보일 때 수험생도 안정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음이 전달되는 선물

인터넷 사이트나 수능관련 잡지 등에는 온갖 종류의 수험생 격려 용품이 소개된다. 글씨를 새겨 넣은 과일에서 고가의 귀금속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수능 관련 용품들은 발렌타인데이처럼 수능시험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져서 팔리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선물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수능시험을 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오히려 시험을 희화화해 가볍게 여기게 할 가능성도 있다.

포크, 족집게 등의 용품은 시험을 사행성 도박으로 여기게 만들 우려가 있고,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것을 운으로 돌리게 해 삶에 대해 적극적이고 건전한 자세를 가지지 못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이 시점에서는 물건이나 돈보다 수고를 대견해하고 인정한다는 말,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신뢰한다는 따뜻한 격려의 말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또한 실질적으로 효과도 있다. 진정한 애정과 정성이 담긴 말 한마디면 충분한 격려가 된다.

▲격려 전화나 방문은 미리

많은 사람들이 주변 친척이나 친지 집에 수험생이 있으면 수능시험 하루 이틀 전에 엿이나 찹쌀떡을 전달하며 격려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와 관심이라고생각한다. 이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능시험 바로 직전에 모두가 긴장해 있기 때문에 당사자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가능하면 4, 5일전에 격려를 하고 하루 이틀 전에는 혼자 공부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격려의 시간과 말은 짧을수록 좋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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