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소득없는 '개구리 소년' 수사

"어린 자식을 잃고 비통해 하는 유족들과 많은 관심을 갖고 수사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께 송구스럽습니다. 한달동안 수사했지만 궁금증을 속시원히 밝히지 못했습니다". 25일 오전 개구리소년 사건 수사본부가 한달에 걸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대구경찰청 조두원 수사과장은 머리부터 조아렸다. 사건을 수사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하나도 제대로 못 내놔 미안하다는 것.

지난 한달간 밤낮 없이 거의 상주하다시피 해 왔던 취재기자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 수사에 진척이 없다보니 기자들은 수사형사들을 원망할 때도 없지않았다.25일에도 결국은 "아무 성과도 못 내놓으면서 중간 발표는 뭣하러 하느냐"는 원망이 형사들에게로 향했다.그러나 한 형사는 "11년전 사건인데 지금 와 할 수 있는 수사가 뭐 있겠느냐"고 했다.

사건 당시 현장 주변 거주자들을 어렵게 찾아내도 11년 전을기억하지 못해 대부분 허탕치고 돌아오기 일쑤이지만 수사할 방법이 별달리 없으니 그런 일이라도 해 보는 것이라는 얘기.중간 수사결과 발표장에서도 수사 형사들은 구석구석에 모여 답답함을 나누고 있었다.

"수사를 하다 보면 조그만 단서라도 나올 법한데 이렇게 아무 것도안 나오는 사건은 처음이야" "완전히 눈 감고 걷는 기분이야. 누구를 상대로 수사해야 할 지조차 모르겠어". 얼굴엔 절망감까지 엿보이는 듯했다.

뭔가 찾아낼 것으로 기대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 결과에서도 별 소득이 없었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법의학팀의 조사 뿐. 그러나 26일 수사본부에는 법의학팀조차 사건에 단서가 될 만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흘렀다. 연인원 32만1천여명을 투입했던 개구리소년 사건, 역사적으로도 단일 사건 중엔 최대라는 이 사건이 점점 안개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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