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위축되고 있는 소비경기가 10월 들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주가하락, 유가인상, 살림빚 급증에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회수가 발표되고 국제경제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소비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추석을 지나고면서부터는 "이러다가 제2의 IMF를 맞는게 아니냐. 올 겨울을 잘 넘겨야할텐데"라는 걱정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건설업계의 자재와 노임, 난방유가 인상된데 이어 도시가스 및 전력요금이 들썩거리는가 하면 생필품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 것도 시민들의 소비심리 위축을 부채질 하는 요인.
이에 따라 IMF 이후 매출이 꾸준하게 늘던 대형소매점과 백화점은 물론 거리가게, 재래시장 등 전 소매업종에서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 동성로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김모씨(28)는 『지난 봄까지는 월 200~300만원씩 저축까지 했으나 지금은 마수를 못하는 날도 많아 월세를 대기에도 빠듯하다』며 『상인들 사이에는 다시 IMF를 맞은 분위기다』고 우려했다.
소규모 건설업을 하는 30대의 최모씨도 "추석이후 공사잔금을 받은 곳이 한군데도 없다"고 울먹인다. 비교적 경기를 덜 탄다는 휴대폰 판매업체도 매출이 줄어 울상이고 하루 평균 4억원 이상을 판매하던 대형소매점의 경우 10월 들어서는 3억원을 넘기기가 힘들 정도로 매출이 부진하다.
ㄷ 통신 성모씨(48·대구시 중구 공평동)는 『지난 6월 월드컵때부터 경기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더니 10월 들어서는 하루에 1~2대밖에 팔지 못할 정도로 경기가 바닥권이다』고 말했다.
대형소매점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꼭 필요한 내구재도 한꺼번에 사지 않고 최소한의 상품만 구입할 정도로 지출을 꺼려 이달 매출이 목표치의 80%를 맞추기도 버거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재래시장쪽의 분위기는 더욱 썰렁하다. 남문시장의 경우 한칸짜리 가게세가 3~4년전 100만원에서 최근 20만원까지 내렸으나 장사를 할 상인이 없고 그나마 식당이나 채소가게 정도만 버티고 있을 뿐이다. 봉덕시장은 200여개 점포가운데 50개 점포가 비어 있거나 문을 닫았고 남문시장도 300여개중 60여개가 비어 있다.
이처럼 소비경기가 위축되자 대구·동아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영업과 마케팅을 제외한 비핵심부문의 아웃소싱을 강화하고 비수익 자산 처분, 상시적인 구조조정 체제로 조직을 슬림화 하는 등의 내년도 경영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갤러리존 조영제 대표이사는 『10월이 환절기여서 매출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소비경기가 예상밖으로 심각하다. 11월 매출을 보면 경기침체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요인인지가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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