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바이벌게임 동호회 '팀켈로'

인류 역사는 전쟁사라고 할만큼 전쟁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다. 인간의 투쟁 욕구를 잘 반영한 레저스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서바이벌 게임'이 첫 손가락에 든다. 스포츠화된 모의전투인 서바이벌게임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연합국이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벌였던 '워게임'(wargame)이 시초. 최근 편을 갈라 박진감 넘치는 모의 전투를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팀켈로'는 대구지역 서바이벌 게임 동호회 중 하나다. 한국전 당시 대북 침투작전을 맡았던 한국군 최초의 특수부대인 KLO8240부대의 명칭을 딴 이 동호회는 1993년 결성이후 서바이벌게임의 저변확대와 건전한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다양한 계층의 회원들이 모여 매주 행사를 갖는 등 서바이벌게임이 건전한 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지난 1990년대 초 국내에 처음 소개된 서바이벌게임은 초창기 PC통신 등을 통해 동호회가 결성되는 등 급격하게 확산됐으나 당국의 각종 규제와 단속의 강화로 한동안 크게 위축됐다.

위험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자칫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많은 규제에 직면했다. 그러다 크고 작은 서바이벌게임 동호회 회원들이 다시 모여 팀켈로를 재결성을하면서 조금씩 활동도 활발해지고 저변도 넓어지는 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게임의 이모저모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홍보행사나 방학을 이용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한 게임체험행사, 사격대회 등을 통해 서바이벌게임을 정확하게 알리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전국규모의 대규모 행사에도 참여해 다른 서바이벌게임 동호회와의 연대도 모색하는 등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서바이벌게임은 전동 건(gun) 등 전투장비와 고글, 페이스가드 등 안전장구를 갖춘 전사들이 팀워크를 이뤄 서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모의전투를 벌이는 게임. 게임 방식도 '전멸전' '깃발전' '데스매치' '스파이게임' 등 다양하다.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대인의 건강관리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게 이 게임의 매력. "플라스틱으로 만든 BB총탄이 몸에 맞았을 때 게임을 중단하는 등 규정대로 게임을 하기 때문에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팀켈로 배재성(25) 총무는 말했다.

그동안 대구와 경산에서 모임을 가져오던 팀켈로는 지난해 동해안 월포에 전용게임장을 마련, 요즘은 휴일마다 게임을 벌이고 있다. 내년 창단 10주년을 앞두고 장비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특별회원도 모집(053-743-5119)중이다.

팀켈로 정준영(응급의학 전문의) 회장은 "서바이벌게임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서로 협동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새로운 취미활동"이라고 소개했다.

땀이 흥건할 정도로 뛰고 숨고 목표물을 맞추는 격렬한 움직임과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면서 색다른 스릴과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서바이벌게임은 결코 어른들의 전쟁놀이가 아닌 건전한 레저스포츠라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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