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방송 부설 갤러리M에서 자신의 열다섯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사진가 김영갑(45.제주도 성산읍 삼달리)씨. 그는 지난해말 신체 근육이 서서히 위축.약화되는 불치병인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판정을 받고도, 사진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보여주는 작가다.
"지난해 말 의사에게 앞으로 3~5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아득했지만, 사진을 계속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금방 일어설 수 있었죠.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있습니다".
그의 주제는 제주도 풍경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다 "아름다운 제주의 '속살'을 영원히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난 85년 내려와 그곳의 땅과 하늘, 바람, 산, 나무 등을 찍어왔다.
40kg의 카메라 장비를 메고 17년동안 산과 들을 헤매다니면서 찍은 것만 해도 10만여 컷. 캐비닛 6개에 들어가는 분량이다. 그의 사진은 아름다운 자연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표현했는데도, 어딘가 애잔하면서도 공허하고 시(詩)적인 느낌을 준다. 예전에 자신의 운명을 미리 내다봤는지도 모른다.
그는 최근 몸무게가 20kg이상 빠지고, 수저 들기도 힘든 상태. "큰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지만, 자그마한 자동카메라를 들고서라도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창작욕을 불태웠다.
"몸은 비록 이렇지만, 부끄럽지 않게 살아 갈 겁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그의 전시회는 11월 10일까지 계속된다. 053)745-4244.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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