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유전학의 세계적 석학 즈반테 패보(47.독일 막스 프랑크 연구소 인류진화학 책임연구원) 박사가 지난 22일 경북대 우당교육관에서 '비교 영장류 유전학'을 주제로 특강을 열어 관심을 끌었다.
패보 박사의 논문 140여 편 중 세계 최고의 저널로 꼽히는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에 실린 것만도 50편을 넘어설 만큼 그의 연구는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패보 박사는 인간과 침팬지를 비교할 때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은 단지 1.2%만 다를 뿐인데도 형태적인 측면은 물론 행동, 인지능력 등에서 커다른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3가지 접근법을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우선 인간과 침팬지 유전자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함으로써 유전자 전체의 차이를 이해하고자 했다는 것. 이 결과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평균적 뉴클리오티드(핵산〈DNA, RNA〉의 기본단위) 차이는 1.27%에 불과했지만, 성염색체와 기타 염색체 서로간의 차이점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패보 박사는 밝혔다.
두번 째는 침팬지의 고환과 두뇌 cDNA 라이브러리로부터 얻은 5천55개의 ESTs(발현된 서열표지;expressed sequence tags)를 인간의 것과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유전자 자료와 인간 다양성 자료를 함께 활용한 두번째 연구결과의 분석에서 패보 박사는 인간유전자의 변형과 선택과정에 대해 설명할 수 있었다.
인간과 침팬지, 우랑우탄, 일본원숭이를 대상으로 각각 두뇌 6개 부분의 유전자 발현양상을 조사한 세번째 방법은 두뇌 영역 서로간 및 종(種)간 뇌 유전자 발현양상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패보 박사는 인간과 침팬지 사이의 극명한 차이는 뇌의 mRNA 발현양상의 차이 때문(사이언스, 2002년)이라는 논문을 발표했고, 다른 영장류들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인 언어능력도 'FOXP2' 유전자에서 인간에게만 있는 독특한 변이에서 초래됐다는 것을 규명했다(네이처 2002).
인류유전학과 분자진화학에 기여한 패보 박사의 또다른 공헌은 수 천년에서 수 백만년전의 화석들로부터 DNA를 추출하는 기술을 완성시켰다는 점이다. 이집트 미라를 비롯, 고대인류의 화석으로부터 DNA를 추출한 패보 박사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의 직계조상이 아니라는 사실(셀, 1997년)과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인류 공동조상은 17만년 전에 존재했다는 것(네이처 표지, 200년)을 밝혀냄으로써 세계적 석학의 대열에 합류했다.
경북대 생물교육과 황의욱 교수의 초청으로 첫 방한한 패보 교수는 생물과학협회와 아주대에서도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 특강을 열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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