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정보대학(대구시 수성구 만촌3동) 비즈니스정보계열 2학년에 재학 중인 노병현(31)씨의 하루는 눈코 뜰 새가 없다.오전 9시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전화기에 매달린다. 자신이 최근 개발한 컴퓨터 응용 솔루션인 '파워 플랜'의 홍보를 위해서다.
'파워 플랜'은 건설현장의 거푸집 도면을 전산화, 필요한 자재를 정확히 산출해주는 프로그램. 지난달 영남대가 주최한 제4회 창업아이디어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어지는 프로그램 개발팀과 제품 수정작업이 대충 끝나면 건설회사들을 방문,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아직 실적을 자랑할 수준은 아니지만 건설업계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인 만큼 업체들의 관심은 높다. 기능을 크게 업그레이드한 '밀레니엄 버전'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노씨가 본연의 자리인 학생으로 돌아오는 것은 오후 6시.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파김치가 되곤 하지만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을 빠질 수는 없다."가능한 한 수업은 꼭 참석하려 합니다. 특히 창업관련 강좌는 빼놓지 않고 듣습니다. 출장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업에 못들어갈 경우에도 반드시 리포트를 냅니다".
하루 일과를 모두 끝내고 3세된 딸과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면 어느덧 자정이 넘기 일쑤다. 예비 사장과 학생,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1인3역을 해내려면 너무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내일의 큰 꿈을 생각하면 피로는 눈녹듯 사라진다.
지난 91년 대구 성광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취업현장에 뛰어들었던 그는 지난 96년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와 건설회사에서프로그램 개발을 맡다가 이 대학의 산업체위탁교육생으로 입학한 것.
"제 꿈이었던 벤처기업 운영을 위해선 경영학에 대해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장에서 실력과 관계없이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것도 솔직히 싫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대구산업정보대학은 안성맞춤이었다. 교통이 편리한 시내에 있어 다니기가 쉬운데다 초고속 네트워크 등 벤처창업을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 국제규격의 수영장·헬스장을 갖춘 '강산관' 등 복지시설도 만족스러웠다.
97년 미국 시애틀 사우스푸젯대학 유학길에 올랐다 외환위기로 귀국, 다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올해 재입학했다. 10년 동안의 사회생활 경험을바탕으로 자신만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학교에서도 지난 7월 본관 4층의 창업보육센터에 9평 크기의 사무실을 내주는 한편 교수들도 기술지원에 적극 나서 든든하다.
비즈니스정보계열 창업연구 동아리 '연결고리' 팀장을 맡아 후배들을 이끌고 있기도 한 그는 수험생들에게 명분보다 실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한다."인생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4년제 대학을 고집하기보다 전문대학에서 제대로 된 2년을 준비하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아무런 준비없이 도전하기엔 너무나 어려우니까요.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여러분의 꿈을 찾으세요. Follow your dream!".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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