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랑스식 줄서기 배워야

얼마 전 프랑스에서 유명 오케스트라단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극장에 갔을 때 일이다.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광경을 보았다. 사람들이 화장실 안이 아닌 입구에서 10여m나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한 사람이 화장실 밖으로 나온후에 기다리던 한 사람이 들어갔다.

그것이 프랑스식 줄서기였다. 화장실 칸마다 따로 따로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전체에 한줄로 서서 어느 칸이든 비는 대로 오래 기다린 사람이 먼저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화장실이나 은행 현금자동지급기에 줄을 설 때 칸칸 또는 기계 한대마다 따로따로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래서 먼저 도착했으면서도 앞 사람의 볼일이 늦어지면 자기보다 뒤에 온 사람이 먼저 볼일을 마치는 일이 허다하다. 오죽하면 화장실 또는 돈 찾는 기계 앞에서조차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농담을 주고 받을까.

그러나 프랑스식 줄서기는 아주 공평한 것이었다. 무조건 순서대로 줄 서고, 그 순서대로 볼일을 보는 방식은 너무나 훌륭해 보였다. 아주 단순하지만 정말 합리적인 방식의 줄서기를 우리도 생활화했으면 한다.

장수계(대구시 포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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