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청송 등 경북산 사과의 대만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나 물량은 한정돼 수출업체들간 물량 확보를 위한 과열경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사과까지 마구 사들여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경북사과의 이미지와 신인도를 실추시킬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정상품을 수출하기 위한 농민과 수출업체의 자구노력과 함께 품질이 낮은 상품 등을 저가 수출하는 수출업체에 대해서는 수출 물류비 지원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대만의 연간 사과 소비량은 13만∼15만t으로 대부분을 외국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중 미국산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칠레.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국산 사과는 지난 97년 이후 수출이 중단됐다 지난해 대만의 WTO(국제무역기구) 가입 이후 재개돼 4천여t을 수출했다.
대만에서도 친구나 연인사이 사과를 선물하는 음력 10월 1일(11월 5일) 사과소비가 크게 늘어나지만 수입물량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산 사과가 올해는 국내 항만노조의 파업으로 수입이 안 돼 사과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
이에따라 대만 바이어들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한국산 사과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어들은 10여개 수출업체를 통해 영주예천 문경 청송 등 경북산 2중봉지를 씌운 후지사과를 구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2중 봉지를 씌운 사과는 일손이 많이 드는데 비해 가격차이는 많지 않아 농민들이 기피하는 바람에 물량이 한정돼 국내 백화점 등지에서 필요한 량을 제외하면 수출할 물량은 약 1만t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물량이 딸리자 국내 수출업체간 과열경쟁으로 일부 수출업체에서는 색택이 제대로 나지 않거나 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 시중 공판장에 경매된 사과 등 수출용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를 마구잡이식으로 사들여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재배농(43)은 "대만수출을 위한 물량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일부업체는 색깔이 덜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중.하품까지 대거 사들여 선별,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앉아서 사과를 판매하기 좋아 현지에서 중.하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지소 박용길 지소장은 "일부 사과 수출업체에서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수출할 경우 수출재개 이후 쌓아 두었던 한국산 사과의 이미지와 신인도가 크게 실추시켜 결국은 우리 농민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북통상 김시홍 무역본부장은 "사과산업의 장래를 위해서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출선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농가와 생산자단체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고품질 생산-수출을 위한 자발적 참여와 지원속에 수출 기반 조성과 육성을 통해 국내가격 등락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고품질 고가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수출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수출물류비 지원을 중단하는'체크 프라이스'(자율규제가격.전체 수출품 평균단가의 70% 이하로 수출하는 업체에 대해 1차 경고,2차 물류비 지원을 중단) 제도의 엄격한 적용과 고품질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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