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에 저질품종 수출 이미지 먹칠 우려

영주·청송 등 경북산 사과가 대만으로부터 1만5천t의 수출 주문을 받아놓았지만 수출업체들간 물량확보 경쟁으로 질낮은 사과까지 수출할 가능성이 높아 경북 사과의 이미지 훼손과 신인도 실추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물량확보전은 연간 15만t을 소비하는 대만 사과시장의 80%를 공급하는 미국산 사과가 항만노조 파업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 나라로 수입선을 바꾼 때문한국 사과는 지난 97년 이후 대만으로의 수출이 중단된 뒤 지난해 11월 대만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재개돼 올해까지 4천여t을 수출했다.

따라서 수입업체들은 국내 10여개 수출업체를 통해 1만5천t 이상의 2중봉지를 씌운 국내 후지사과 확보를 위해 10월중순부터 영주·예천·문경·청송 등 경북북부 지역을 돌며 사과구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중봉지 후지사과 생산량은 2만∼2만5천여t으로 대부분 경북 북부에서 생산되나 국내 백화점과 과일상 등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확보, 대만에 수출 가능한 물량은 약 1만t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과수농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이런 과열경쟁으로 일부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를 마구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시 부석면 한 사과농(43)은 "물량 확보전이 치열해져 일부 업체는 품질낮은 중·하품까지 대거 사들여 현지에서 중·하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지소 박용길 지소장은 "일부 업체에서 질낮은 사과를 수출할 경우 수출재개로 얻은 한국사과의 이미지와 신인도를 실추하면 결국 우리 농민들만 피해입게 될 것"라고 우려했다.

사과 수출사인 경북통상 김시홍 무역본부장은 "사과산업의 장래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출선 확보가 필수적이고 농가·생산자 단체·지자체의 고품질 사과생산 기반조성으로 국내 가격과 관계없이 수출하는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질낮은 상품 수출업체에 대해서는 수출물류비 지원을 중단하는 '체크 프라이스'(전체 수출품 평균단가의 70% 이하로 수출하는 업체에 대해 1차 경고하고 2차로는 물류비 지원을 중단하는 자율규제가격 제도) 제도의 엄격한 적용과 고품질 등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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