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지대'.오후 늦게 문을 열어 새벽까지 장사하는 가게들이 불야성을 이루는 심야 지대가 대구 곳곳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밤 늦게야 일을 마치고 술 마시러나오거나 쇼핑까지 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것. '심야 골목'에서는 심지어 애완견센터까지 함께 깊은 밤에 불을 밝히고, 야식집이 활발히 움직이는가 하면 식당들은 새벽 시간에 더 붐빈다.
지금까지의 대표적인 심야지대는 봉덕동 가든호텔 주변. 그러나 최근엔 30여개의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수성구 두산동 골목이 또다른 심야지대로 부상했다. 이곳의 특징은 가게들이 '명품가게'를 표방한다는 것. 매장엔 수입 유명 브랜드라 표시된 옷.손가방.구두.향수.액세서리가 가득하다.
이곳엔 올 초까지만 해도 이런 가게가 3, 4개에 불과했지만 5, 6월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 증가세. 이 동네 이모(27)씨는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안보이던 가게들이 갑자기 불었다"고 했다. 최근엔 봉덕동 일부 가게까지 이동해 오는 추세라고 한 매장 관계자가 전했다.
지난 5월 오픈했다는 한 명품점 주인은 "인근에 유흥업소가 많고 밤 늦게 일을 마치는 사람들의 원룸도 많아 이들을 주고객으로 한 매장들이 많이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 가게들이 문 여는 시간은 대체로 오후 5시쯤. 장사는 다음날 새벽 4시쯤까지 계속된다. 인접 가게 박모(30.여.범물동)씨는 "손님들은 주로 새벽에 찾아 와 구경도 하고 옷도 산다"고 했다. 가게 주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곳에서는 수입 정품도 팔리고 손님 요구에 따라서는 모조품도 판매되며, 일부에서는카탈로그를 보고 선택되는 정품과 꼭 같은 형태의 제품이 현장 생산 공급되기도 한다.
한 가게 주인은 "수입 고가 정품도 있고 '짜가'(이미테이션)를 원하는 손님을 위한 모조품도 있다"고 했고, 다른 주인은 "정품 목록을 보고 제품을 고르면 진짜와 꼭같은 옷을 정상가의 70% 정도에 만들어 준다"고 했다.
수입 고가 정품들은 외국 여행객이 갖고 들어오거나 서울 이태원 등 수입 전문상가에서 조달한다면서, "백화점보다 싸게 살 수 있어 구경하거나 사는 손님이 가게에 따라 하루 10여명 찾는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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