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의 파이 나누기'.
지역 의류시장을 두고 백화점, 아울렛을 포함한 패션몰, 대형소매점간 매출경쟁이 가열되고 있다.한국섬유산업연합회, 통계청의 의류구입비 통계조사와 유통업체 의류구매 담당자에 따르면 길거리 의류전문점을 제외한 대형유통업체의 지역 의류시장 규모는 얼추 1조원 규모.
아직은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의류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올 들어 백화점의 매출증가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E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소매점의 매출증가율은 두드러진다. 또 IMF 직후 난립한 패션몰도 최근 들어 다양한 판촉과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아울렛매장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같은 브랜드라도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각종 부가혜택과 고객관리 서비스에 따라 언제든지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소비환경이 조성돼 향후 시장판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의류시장의 판도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시장지배력 확대와 생존을 위한 전략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진섭 퀸스로드 대표는 "중저가 의류를 두고 패션몰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대형소매점간 경쟁, 상설·이월상품쪽은 최근 브랜드 유치를 강화하고 있는 대형소매점과 아울렛과의 한판 승부, 유명브랜드는 아울렛과 백화점간의 물고 물리는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백화점은 고급화, 차별화 외길로
백화점에서 의류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마진율도 가장 높은 품목. 지난 해 10% 이상의 매출성장을 보인 대구·동아백화점은 올 해 매출목표액을 지난해보다 5~7% 증가한 선에서 잡고 있다. 양대백화점 모두 9월말 기준 매출이 올 목표치의 70% 안팎으로 부진해 매출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
내년 이후에도 아울렛과 대형소매점의 시장잠식으로 매출상승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번망된다.
김충곤 대백프라자 여성의류 담당 대리와 김봉달 동아백화점 차장은 "다른 업태와 백화점의 주고객층이 다르지만 최근 아울렛의 등장, 대형소매점의 시장확대로 백화점 의류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고객수가 줄더라도 철저한 차별화, 고급화만이 대안이다"고 말했다.
백화점만이 가능한 노세일 브랜드 등 주력 고급브랜드를 강화하고 원단소재와 상품매장의 차별화, 판촉에서는 고정고객 관리를 강화하고 구매형태에 따른 마케팅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
또 수입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 PB(자사)브랜드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한편 타 업태가 따라 올 수 없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구백화점은 고객관계관리시스템 개발을 서두르고 있고 동아백화점도 매장재단장과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패션중심축을 노리는 패션몰과 아울렛
IMF 후 고급브랜드와 중저가브랜드로 소비층이 나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등장한 패션몰도 지난 해까지 고전했으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갖춰 가고 있다.
또 모다아울렛, 동아본점 등 기존 아울렛이 기대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고 12월 개점하는 퀸스로드의 분양이 성공리에 끝나는 등 아울렛이 패션몰과 함께 패션의 중심축을 의류 전문타운으로 바꿀 기세다.
내부적으로는 패션몰이 다양한 자구책 마련과 함께 제품의 질경쟁에 나서면서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
스펙트럼은 12월 중으로 패션몰 가운데 처음으로 문화센터를 개장할 계획이고 베네시움은 중국특산품 매장유치, 갤러리존은 남성의류매장을 점차 축소하면서 여성의류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승일 엑슨밀라노 사장은 "패션몰도 백화점식 경품 및 사은행사. 지속적인 이벤트로 단골고객을 확보 해가면서 매출이 안정권에 접어드는 추세다"고 말했다.
◆대형소매점은 의류를 전략상품으로
3, 4년전 지역 대형소매점의 개점 초기에는 전체 매출 가운데 의류부문은 5~6%대에 머물렀으나 매년 15~20%씩 매출이 상승하면서 지금은 전체매출의 20%에 육박하고 있다.
E마트는 전체 매출가운데 의류부문 매출이 2000년 13.5%, 작년 18.5%, 올해는 20%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마트 월배점의 경우 올해 의류매출이 67% 늘었고 만촌점은 35% 신장하는 등 E마트 대구 4개점이 700억원, 홈플러스 2개점이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형소매점은 해마다 의류브랜드를 강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여 가면서 다른 상품들의 구색맞추기용 보조상품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업체의 손익분기를 좌우하는 전략상품으로 떠오른 것.
매장면적도 개점 초기 200평 내외에서 1천평 이상으로 늘리는 대형소매점이 많아졌고 매장진열도 백화점식의 세련된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E마트 만촌점, 칠성점 등 최근에 문을 연 매장은 대부분 패션매장이 1개층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
특히 12월5일 개점 예정인 홈플러스 성서점은 자사상표는 물론 브랜드 위주의 패션몰을 지향, 타업태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중저가 의류 브랜드쪽에서 대형소매점에 앞다퉈 입점하려는 분위기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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