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대구 지하철 2호선 공사장 복공판이 주행 차량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1호선 건설 때부터 10년 넘게 사용됨으로써 제동력이 크게 떨어진데다 추위로 새벽엔 표면에 얼음막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이런 함정을 모르는 운전자들에게 특히 위험하다는 것.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복공판은 그 자체로 제동에 취약, 제동능력이 일반 노면의 75%에 불과하다. 건조한 상태에서도 마찰계수는 일반 노면이 0.8(시속 100km일 때 제동거리 49m)인 반면 복공판은 0.6(제동거리 65m)에 그친다는 것. 또 계명대 강승규 교수(교통공학부)는 "비에 젖을 경우 복공판 마찰계수는 0.2까지 떨어져 제동거리가 200m나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지하철 2호선 공사에는 1991년 1호선 건설 초기부터 사용된 복공판 8만3천443개가 재사용돼 심하게 닳은 표면 때문에 제동력이 더 떨어졌다. 지하철건설본부는 작년 3월 철근을 복공판 바닥에 용접해 붙이는 방법으로 30여곳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강화했지만 통행차량이 워낙 많아 급속히 마모되고 있는 실정. 또 철근 미끄럼 방지 시설은 타이어와의 접지면을 감소시켜 되레 차량의 속도를 높이는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복공판 제작업자 손모(45)씨는 "현재의 복공판은 사용 10년이 지나 노화됐을 뿐 아니라 덧붙인 철근조차 빨리 닳아 제동력이 약하다"며, "폴리우레탄 미끄럼 방지시설을 확대 가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복공판 내외부의 큰 온도차 때문에 새벽녘에는 복공판 표면에 대기 중 습기가 얼어붙어 얼음막까지 형성함으로써 빙판을 이루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판단했다. 영남대 백응률 교수(재료금속공학부)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빙막현상이 발생할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며 "운전자들이 이런 노면 상황을 예견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복공판이 낡았지만 차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유지·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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